구름 끼고 비가 온다는 뉴스에도 여섯 커플이 출산 리허설에 참여했다.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지고 한자리에 앉으니 이야기는 끝이 없다. 출산 리허설은 최소 삼십 주가 넘어서 듣는 것이 적당한데 이번에는 임신 13주 된 작은 아기부터 삼주 후면 태어날 아기까지 다양한 아기들이 참여했다. 다 큰 녀석은 꼬무락거리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오른다. '귀여운 천재들!'
'조곤조곤'이 내가 하고 싶은 강의 톤인데 임신, 출산 이야기는 늘 나를 흥분시킨다. 역시나 세 시간을 고상하지 못하게 열변을 토해냈다. 불안해 보였던 첫 눈빛들이 부드러워지는 끄덕임으로 바뀌었다. 몰라서, 가르쳐주지 않아서, 긍정보다는 부정하는 말투에 기죽어 있던 그들이 웃었다. 그동안 무심했던 남편은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13년 터울의 아기를 임신한 늦둥이 엄마도 자신감을 얻고 돌아갔다. 인원이 적어 아쉽기도 하지만 일일이 눈 맞출 수 있어 더 다정했다. 열기를 식힐 시간, 마지막 화두는 '괜찮습니다!'다. 품고 낳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관여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된다. 걱정도 말고 화내지 말고 그저 편안하게 아기를 품자고 말한다. "모두 다 괜찮습니다!"
친구의 딸이 자연스럽게 아기를 가졌다고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했으나 마음 깊은 속에서 부러움도 함께 몰려왔다.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나도 얼른 할머니가 되고 싶다. 결혼식장에서 보았던 친구의 딸은 충분히 아기를 잘 낳고 기를 수 있을 몸과 마음을 가진 듯 보였다. 찬란하게 은빛 드레스가 빛났던 신부의 자태는 지금도 기억 속에 있다. 친구는 멋진 드레스를 스스로 정하고 결혼 준비를 홀로 척척 해내는 딸이 대견하다고 했다. 어제, 친구와 통화를 하며 소식을 들었다. '진통이 무서워서 그냥 제왕절개를 하겠다네. 내가 뭐라고 하기가 좀 그래! 하고 싶은데로 하라고 했어. 이틀 후로 수술 날자를 잡았데!' 멋진 몸을 가진 자신감 있던 신부는 출산의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했다. 긴 한숨이 나왔다.
평생을 자연출산을 도우며 생긴 나름의 철학은 출산이라는 것은 어느 여성에게나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스럽지 않은 출산이 많아지는 세상에서 자연출산이 제왕절개 출산보다 낫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제왕절개 수술로 아기를 낳은 이들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가끔은 제왕절개 수술이 엄마와 아기를 살리기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제왕절개 수술을 하는 이유는 참 다양하고 복잡하다. 문제는 친구의 딸처럼 진통을 겪어 보지도 않고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 사는 방식과 환경들이 과거와 달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다른 어떤 변화보다 유독 제왕절개율에만 가속도가 붙어버린 것은 왜일까.
여성이 아기를 품고 낳는 것은 인류가 생겨난 이래 계속되어 왔고 두렵고, 힘들고, 아프지만 할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대부분의 여성은 그렇게 아기를 낳는다. 의료에 포함되어버린 출산은 의료의 도움 없이 아기를 낳아왔던 여성의 능력을 앗아갔다. 더 이상 스스로 출산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마저 줄어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의료적 도움'이라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거나 방해 요소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의료의 발달이 제왕절개율 기폭제 역할을 한다는 진실에 입을 다물고 있다. 침묵하는 자와 알려고 하지 않는 자의 이해관계는 보기 좋게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떨어진다. 더 늦지 않게 진실을 마주하고 출산에 긍정을 꺼내 오는 것은 어떨까!
괜찮습니다.
기다려볼까요.
좋은 마음으로 지내세요.
오늘, 마음은 어떠세요.
힘든 것은 없나요.
최선을 다해 보아요.
잘할 수 있어요.
잘하고 있어요.
운동은 하시나요.
함께 걸어보아요.
많이 먹는 것보다 좋은 것을 드세요.
인스턴트는 당연히 좋지 않겠죠.
아기랑 이야기하며 바람도 말해 보세요.
엄마 마음을 아기는 금방 알아챕니다.
제 때에 맞추어 좋은 날에 태어납니다.
좋은 생각은 아기를 편하게 만듭니다.
두려움은 멀리 두고 예쁜 아가 만날 날을 기대해 보아요. 엄마가 나를 키워 주셨듯 나도 엄마처럼 잘할 수 있어요. "모두 다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