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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옥진 Oct 15. 2021

애착형성(bonding)은 태어나면서부터

짧은 이야기2

지금 막 태어난 아기는 동공이 확장되어 있고 힘찹니다. 눈을 뜨고 엄마를 쳐다보기까지 하지요.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실로 데려가지 않는다면 이런 신비를 경험할 수 있어요. 이것저것 검사를 해야 한다지만 꼭 출산 직후에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지요. 정히 신생아실로 가야 한다면 서너 시간 동안 만이라도 아기를 안고 젖을 물리면 좋겠습니다.

그 시간에는 신생아실에서 행해지는 일들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엄마와 아기 사이에 새겨지기 때문입니다.


조금 전까지도 죽을 것 같다고 소리쳤던 엄마는 아기의 눈길에 진통의 모든 것을 잊어버립니다. 아기가 엄마의 배 위에서 젖을 찾아 기어오른다는 사실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예요. 이렇게 힘이 센 것은 태어나는 동안, 태어난 직후에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아드레날린 호르몬은 아기에게만 분비되는 것이 아니라 엄마에게도 마찬가지로 분비됩니다. 밤새 꾸벅꾸벅 졸던 엄마가 정신을 차리고 막 태어난 아기를 돌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아드레날린 호르몬은 출산 후 바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서너 시간가량 각성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요. 엄마는 아기를 쓰다듬고, 아기는 위로와 사랑을 받습니다. 태어난 직 후 아기의 젖 빨기는 엄마의 자궁수축을 도와 엄마를 살려줍니다. 또한 모유수유를 성공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끼워지는 셈입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바로 젖 물기를 하는 것은 여러모로 아기를 키우는데 도움이 된답니다.


아내가 아기를 쳐다보는 눈길에 아빠도 감격하지요.

태어난 지 두 시간 정도 후에 아빠 켕거루케어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똑바로 바닥에 눕습니다. 아기는 아빠의 가슴에 엎드려 놓으면 되고요. 고개는 숨을 잘 쉬도록 옆으로 해 놓습니다. 윗도리를 모두 벗고 아기의 맨살을 느낍니다. 모성은 본능이지만 부성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모든 아빠들이 이 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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