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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옥진 Oct 17. 2021

진통 중 잘 먹는 산모는 아기를 잘 낳습니다.

짧은 이야기 7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나지요. 우리 몸은 그것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입니다. 스트레스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호흡을 가쁘게 만듭니다. 산소가 부족해져서 한숨을 쉬게 만들기도 하지요. 제 때에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진통이 시작되면 마음이 부산 해지지요. 무엇 하나 빠진 것이 없나 덜컥 겁이나기도 합니다. 괜스레 후회도 밀려옵니다. 미리 준비를 못한 사람은 더 그런 마음이 생깁니다. 서둘러 집 청소를 하기도 하고 샤워도 합니다. 연락을 취하고 출산준비 가방도 다시 열어보지요. 가끔씩 살살 배가 아픕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자 배도 고픈 것 같아요. 끼니를 채웠더라도 갑자기 뭔가 더 먹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우스운 이야기 같지만 진통이 시작되면 아주 많이 뭔가를 먹는 산모들을 봅니다. 본능적으로 애를 써야 하는 출산의 과정을 몸이 알아챈 것이지요.


최근 출산한 한 산모는 미리 만들어 놓은 불고기 덮밥을 두 번이나 먹었어요. 두 번째 덮밥을 먹기 전엔 더 먹어도 되냐고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물었답니다. OK!, No problem! 긍정의 끄덕임에 그녀는 맛있게 두 번째 덮밥을 순식간에 먹었어요. 마치 며칠 동안 굶었던 사람 같았습니다. 아기가 다소컸지만 수중출산으로 회음열상 없이 잘 낳았습니다.


진통이 시작되고 나서,

드실 수 있으면,

더 먹고 싶다면,

혹여 다른 종류의 음식이 당긴다면

맘껏 드셔도 된답니다.

산소가 더 필요한 태아에게도 이롭습니다.

진통 중 잘 먹는 산모는 아기를 잘 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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