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은 여타 다른 포유류보다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납니다. '생리적'이라는 말을 붙여 정상의 범주라고 이야기합니다. 도통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요. 가끔 갓 태어난 신생아가 엄마의 배 위에서 젖까지 기어가 젖을 찾는 기적 같은 일이 있다고 떠들어대곤 하죠. 거의 모두가 기어가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지도 않지만 말이에요. 의료진들은 또 밀려오는 많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방금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바로 자르고 얼굴을 한번 보여준 후에 아기를 다른 곳으로 데려갑니다. 처음 태어나 엄마젖 대신 소젖을 먹습니다. 그냥 주는 데로 미끄런 실리콘 젖병에 담긴 다른 종(種)의 젖을 먹게 됩니다. 조금 차가울 수도, 조금 뜨거울 수도 있지요. 어떤 것이 좋을지는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이것 말고도 아기가 미성숙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증거는 여럿이 있어요. 호흡도 불안정해서 가끔 파랗게 질식하는 경우도 있지요. 특히 젖을 빨 때 그렇습니다. 삼키기만 하고 숨을 들이쉬지 않지요. 얼른 숨을 쉬도록 등을 토닥여 주어야 합니다. 얼굴이 볼그레지면 괜찮아진 것이지요. 심장의 움직임도 성인의 그것과 다르죠. 체온조절 능력도 미성숙해서 벗겨놓으면 체온이 뚝 떨어지고 반대로 따듯하게 싸주면 다시 올라갑니다. 특히 우리나라 풍속은 아기를 꽁꽁 싸매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요. 조리하는 산모는 뜨끈하게 지져야 회복이 잘 된다고 하는데 엄마 곁에서 꽁꽁싸매여져 있는 아기는 체온이 정상보다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체온을 재 보면 38°c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봅니다. 물론 벗겨 놓으면 뚝 떨어지지요. 깜짝 놀란 엄마는 아기를 데리고 병원을 가야 할지 머뭇거리게 됩니다. 아기의 놓인 상황에 따라 온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생후 이삼일이 지나면 생리적인 황달이 나타납니다. 간이 미성숙하기 때문이죠. 생후 보름 전후로 없어집니다. 잘 먹은 아기는 태변과 소변으로 빌리루빈이 배설되어 회복이 빠릅니다.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나 합니다. 간이 미성숙한 아기에게 여타의 약물은 간을 더 힘들게 합니다. 간은 인간에게 화학처리공장이나 다름이 없잖아요. 그런데 태어나자마자 주는 b형 간염 예방 접종에 대해 저는 늘 궁금해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고요. 간이 힘든데 약물을 주는 것은 불 난 곳에 부채질을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보름 정도 지나가면 일반적인 생리적 황달이 없어집니다. 그 후에, 조금 간이 성숙된 후에 예방적 차원의 접종 및 약물을 투여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생리적 체중감소도 있습니다. 먹는 것보다 내보내는 것이 많아 일어나지만 이 또한 생리적인 것이지요.
소수의 자연요법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태내에서 양수를 먹으며 만들어진 태변을 모두 배설을 한 후 먹을거리가 들어가야 아기가 건강하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산모들의 젖이 이삼일 후에 분비되는 것을 보면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로 태어난 첫날부터 분유를 줘야 인간이 건강해진다고 한다면 엄마의 몸도 아기를 낳으면 많은 양의 젖이 분비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눈을 씻고 보아도 그런 산모는 거의 없지요. 자연스러운 것을 따진다면 엄마젖이 도는 이삼일간은 정말 태변을 다 내보내고 새로운 먹거리를 조금씩 받아들이는 것이 맞을 듯싶습니다. 분유가 신생아의 먹거리가 아닌 시절의 아기들을 생각해 봅니다.
아기는 더 힘차게 젖을 빨았을 테고 그로 인해 엄마의 자궁은 더 빨리 회복되었겠지요.
태어나면서 분유 수유를 하는 경우엔 체중의 감소폭은 그렇지 않은 아기보다 적습니다. 그렇다고 분유를 많이 먹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기에게는 엄마 젖은 최고의 먹을거리니까요. 모유는 보통 만 이틀이 지나야 잘 분비됩니다. 그래서 아기에게서 젖 넘기는 소리가 들리는 시기는 삼일 정도 지나면서부터입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달라서 분유 보충을 해야 할 경우도 생기고 그렇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