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은 지 일주일이 지난 애쓴 이를 보러 가는 날이다. 일주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문자를 주고받고 전화로 조언을 했다. 모든 아기 낳는 이들에게 똑 같이 하는 일이지만 유독 이 양반은 더 미안해하고 고마워한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아기 낳은 산모들의 첫 일주일 동안 일어나는 문제는 대동소이하지만 조언이 소용없는 경우도 간간히 있다. 따라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에서 나는 가끔 거리를 두기도 한다.
오늘 할 일은 특별했던 일주일간의 애씀을 정리하는 날이다. 둘째 아기임에도 하루하루가 드라마 같고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쁜 아기가 싱글벙글 웃어주고 먹고 자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절대로 그 시절은 그렇지 않다. 밤새는 것은 기본에다 아기의 일거수일투족이 걱정스러워 어머니는 피가 마른다. 곁에 있는 사람의 두려움과 합쳐지면 몇 번씩 병원을 들락거리기도 한다. 잘 먹는 것도 걱정이고 안 먹는 것도 걱정이다.
분유를 먹이면 유두 혼돈이 올까 걱정스러웠는데 이틀 후부터는 유두가 헐어 어쩔 수 없이 분유 보충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유두가 헐어서 아픈 것은 안 당해 본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다. 분유는 보충용이고 젖은 그럼에도 물려야 한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젖을 먹인다. 반대로 분유를 먹은 몇 시간 동안 젖을 물리지 않으면 젖이 울혈 되어 열이 나고 오한이 들기도 한다. 진퇴양난이다. 먹이자니 아프고 안 먹이자니 퉁퉁 불어 돌덩이가 된다. 헌 유두를 어느 정도까지 물리며 울혈은 어떻게 풀까 가 또 고민거리다.
울혈이 되자 오한이 들어 고열이 난다. 맥이 풀리고 입맛도 없고 저항력도 떨어진다. 몸은 천근이다.
대부분 출산 후 삼사일 후에 일어나는 일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 없는 문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작게 태어난 나는 엄마젖을 얼마나 잘 빨았는지 엄마젖이 많이 헐었었다고 했다. 그 시절엔 약도 없고 모유수유를 도와주는 전문가도 없었을 터, 엄마는 그 이야기를 하시며 몸서리를 치셨다. 어쩌냐! 아파도 먹여야지! 딱지가 앉았다가 네가 젖을 물면 딱지가 떨어져 나가! 한 오분 정도 진저리를 치며 젖을 물리면 조금 나아졌지! 원망하는 투가 전혀 없는 이야기, 그럼에도 얼마나 이뻤는지 몰라! 엄마는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보니 결국 나는 엄마의 아픔을 먹고 자랐던 거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비슷한 경험으로 아기를 먹여 키운다는 것에 슬쩍 연대감이 생긴다. 나도 엄마가 되어 예외 없이 엄마와 똑같은 아픔의 과정을 겪었다. 결국 내 딸들도 나의 아픔을 먹고 자란 거다.
분홍 장미꽃, 연보랏빛 라넌쿨러스, 흰색의 꼬마들꽃, 분홍 카네이션, 연보라 포장지에 아이보리 리본!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는 그녀를 생각하니 내 마음이 좋다. 그녀를 위한 나의 위로가 꽃다발에 들어있다.
예쁜 켈리를 잘 쓰는 딸에게 축하 카드도 부탁했다. " '반짝반짝 빛나는 우주' 삼신할머니 김옥진" 두 가지 물건이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결국 이것저것 준비로 열 시 출발이 열한 시로 미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