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아기를 낳기로 한 산모가 진통이 온다. 두 명의 아기를 낳은 경험이 있으니 수월할 것이고 이번 출산은 최고의 서비스를 해줘서 가장 행복한 출산으로 기억되게 해주고 싶었다. 수중분만을 위해 커다란 풀에 따듯한 물도 그득 채웠다. 2명의 Birth companion도 미리 섭외되어서 그녀가 진통하는 동안 함께하는 여자들은 모두 안면이 있다. 아기를 낳는 이가 느끼는 감정은 출산에 상당히 영향을 주는 것이라 작은 거리낌도 없도록 도와야 한다. 아기를 낳고 키워본 경험이 있는 여자들로 둘러싸인 그녀가 편안히 아기 낳기를 바란다.
아기가 내려오는 동안 그녀의 골반이 얼마나 작은지 깨닫게 되었다. 아기 둘을 낳은 이야기를 되돌려 보니 역시 만만한 출산은 아니었다. 이번 셋째도 역시 첫아기를 낳는 과정을 겪고 있다. 일반적인 *경산모 범주에 있지 않다. 하지만 산모의 몸에서 분비되는 출산 호르몬만으로 오는 진통은 아기에게 해가 없으니 좀 더 느긋이 기다려는 마음과 불쑥불쑥 마음 깊은 속에서 치솟는 조금함이 서로 부딪힌다. 좁은 산도를 통과하는 아기는 오죽하랴! 조금씩 변화되는 작은 소리들이 합하여 밀어내기 호흡으로 돌변한다. 힘이 들어간다. 옳지! 옳지! 잘한다! 두 명의 birth companion도 계속해서 경직된 산도의 근육을 풀어내느라 같은 풀에 기대어 산모의 골반 근육을 누른다. 낳는 이나 돕는이나 애씀은 같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중후한 소리가 몇 번 오가더니 아기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 *경산모의 출산처럼 쉽지가 않다. 간신히, 간신히, 아기의 머리가 나왔다. 대부분 가장 큰 머리가 나오면 몸은 저절로 나오는데 이이는 그렇지 않았다. 나의 양쪽 손은 아기의 머리를 잡고 몸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진실로 가끔은 내가 천하장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바로 지금이 그 때다. 두 어번 당겼는데 꿈쩍을 안 한다. 힘내라는 소리, 손과 팔에 들어가는 힘, 산모의 힘주기가 하모니 되어 아기를 당긴다. 아기의 몸이 나오지 않자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 찰나에 옷을 입은 채로 풀로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진정으로 그랬다. 한 번만 더!!!!!!@!!!!!! 아기가 물속으로 나왔다. 두 방망이 치던 나의 심장이 귀에서 쿵쾅쿵쾅 소리를 낸다. 아기를 받아낸 나도, 아기를 낳은 그녀도 산소가 필요하다. 휴~~~~~~~
물속에서 눈을 떠 우리들의 눈과 마주친 아기를 본다. 아무도 아기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경이로운 순간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눈빛은 아기를 살게 한다. 서서히 산모가 아기를 꺼내 안았다. 모두가 괜찮다. 머리가 길쭉해진 아기는 스스로 물을 뱉어내고, 아기 등을 싸안은 어머니의 손길에 첫 호흡을 했다.
기특하게도 젖을 물어 어머니를 살려낸다. 마주 보는 진한 시선에 본딩(bonding)이 만들어지고 함께 살아갈 연대를 만든다. 그 자리의 모든 것들이 순간 깊어지고 숙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