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품다.
태아는 모든 것을 어머니로부터 받는다. 외모를 닮는 물리적인 것도 물론이지만 성정 등을 닮는 정신적인 것도 그렇다.
보통 성인의 심장 박동 수는 평소 일 분에 70~80회 정도이다. 태아의 심장 박동 수는 어머니의 두 배로 일 분에 140회 정도 뛴다. 임신한 어머니가 어떤 일로 화가 났거나 공포를 느껴 심장 박동 수가 늘어난다면 태아의 심장 박동 수도 덩달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임산부가 좋지 않은 상황에 놓여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아야 하는 이유이다.
태아와 어머니는 단 한순간도 떨어져 있지 않다. 어머니의 일거수일투족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태아가 건강하려면 어머니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지금 눈앞의 산모가 아기인 것이다. 산모의 표정을 살펴보자. 웃고 있는지, 찡그리고 있는지, 평온해 보이는지. 지금 그 모습이 태아의 모습이다.
자연출산을 다방면으로 연구한 *미셀오당은 저서 (사랑의 과학)에서 임산부의 스트레스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임신 중 스트레스 상태에 자주 노출된 산모의 아기는 임신 중이나 출산 상황을 견딜 힘이 부족하다.
건강한 자녀를 갖고 싶다면 임신한 아내를 이기려 하지 않아야 한다. 화나게, 속상하게, 눈물 나게도 하지 말라. 가장 가까운 남편은 아내에게 미소만을 지어야 한다. 몸과 마음이 단단한 아이를 갖고 싶다면 결국 임신한 아내에게 100% 져야한다.
웃는 아내의 얼굴이 태아를 웃게 한다. 행복한 호르몬이 순간적으로 태아에게 도달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한꺼번에 웃게 하는 기적의 순간이 많을수록 아기로 인해 웃는 날이 배가 될 것이다. 처음으로 아기의 심장 소리를 들었던 전율의 순간을 간직한다면 인생은 생각보다 살만 해 진다.
만나는 임산부들에게 임신 기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질문을 하곤 한다. 부부가 임신 중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아는 것은 안전한 출산을 위한 나만의 척도이다.
태아는 임신 중반기에 청각 체계가 완성된다. 태아는 귀의 특수한 기관을 통해 소리의 울림을 감지하고 동시에 목소리가 나올 때 나타나는 엄마 몸의 다양한 떨림을 최고의 원시 감각인 피부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사랑의 과학, 미셀오당 p117-
태아에게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는 모든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종종 잊는다는 것이 문제다.
경태 엄마가 가지고 온 입체 초음파 사진 두 장은 태아가 엄마의 마음을 즉각적으로 감지한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 경태는 아기의 태명이다. )
하루는 경태 엄마가 병원으로 산전 진찰을 갔다. 긴 시간이 지나도록 호출을 하지 않아 간호사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병원의 실수로 예약자 명단에 빠진 것을 알게 되었다. 해결을 하는 과정에서 경태 엄마는 화가 났다. 병원 관계자들의 사과로 문제는 해결되었으니 이미 시간은 많이 지나간 후였다. 입체 초음파실로에 들어가 침대에 몸을 뉘이고 심호흡을 했지만 계속 속이 상했다. 화면을 보자 경태가 보였다. 초음파를 보던 선생님이 놀라며 말했다. “아기 좀 보세요. 얼른 화 푸셔야겠네요. 경태도 엄마처럼 찡그리고 있잖아요.”화면 안에는 미간을 찡그리고 갈 지자 모양을 하고 있는 입이 보였다. 누가 봐도 화가 난 얼굴이다. 소름이 돋았다. 나의 마음과 경태의 마음이 같았구나.
순간 진정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했다. 5분 가량 지나자 화면 속 경태의 얼굴이 펴졌다. 내려간 입 꼬리와 미간의 주름이 없어진 것이다. 입가에는 옅은 미소마저 보이는 것이 아닌가! 남은 임신기간 동안에는 되도록이면 화를 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경태는 잘 태어나 벌써 중학생이 되었다. 지금까지 그사진은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어디를 가던 출산교육 자료로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어떤 말보다 경태 사진 두 장이면 태교는 끝이 난다.
스스로 생명을 부지할 힘이 없는 태아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의 뱃속에서 자란다. 태아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도 없다. 그저 어머니가 주는 대로 얹혀 살아간다.
귀하게 온 아기에게 우리는 무엇을 줄 것인가?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쫓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 것들인가?
보이지 않는 태아를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