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예정일을 한 달 남기고 첫 만남을 가졌다. 스스로가 예민한 성격이라 칭하는 남편은 생각보다 예민하지 않아 보였다. 아내가 건강한 임신기간을 보냈다고 나름 자부했던 그는 불쑥 내게 아기를 받아주기를 요청했다.
첫아기, 외국인, 이십 대, 내가 아기 받은 산모의 친척, 등등이 내가 아는 정보의 전부다.
부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입구가 환해졌다. 그들이 나와 눈을 맞추며 웃는다. 마음이 활짝 열렸다. 우리는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고 기초 출산교육을 함께했다. 그들은 출산 막바지에 알게 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듣고 눈이 커졌다. 그리고 더욱 마음이 편안해져 돌아갔다.
그날 이후 나는 그들의 출산까지 남은 기간을 살펴보기로 했다. 어떻게 먹는지, 무얼 먹는지, 기분은 어떤지, 운동은 어떤 것을 얼마나 하는지, 등등. 부부와 나는 단체 카톡방을 열었고 날마다 그들은 하루하루의 삶을 적어 보냈다.
제안했던 대부분을 열심히 실천해서 보내온 부부에게 적절한 조언과 칭찬으로 더욱 친밀감을 느꼈다.
건강식으로 조금만 먹으려 하니 배가 고프다는 말에 마음이 짠했지만 일단 잘 낳아야 한다는 목표로 강행군 중이다. 오늘 하루는 치팅데이라며 하루 동안 먹은 음식을 사진으로 보내왔다., 카페라테, 카레밥, 두유, 방울토마토, 초콜릿 조금, 미역무침, 대추 두 알, 방울토마토 다섯 알. 뭐 그리 치팅데이라고 할 것은 없어 보였다.
치팅데이지만 역시 조심하고 있는 모습에 또다시 마음이 뭉클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아기를 받을 것이다.
좀 오래 걸려도,
예상외로 진통을 힘들어해도. 북돋으며 함께 아기를 만날 것이다.
꼭 그렇게 할 것이다.
그녀를 위해서, 부부를 위해서,
건강한 출산 문화를 위해서,
세계 평화를 위. 해.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