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사가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살아가기.

by 김옥진

조산사가 브런치 작가가 된 날, 콩닥거리는 마음으로 어린아이처럼 하루 종일 브런치 앱 접속을 했다. 공식적인 기관에서 작가라고 해 주다니 실감이 나질 않았다. 목요일에 신청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금요일은 한글날이다. 괜히 목요일에 등록을 했나 싶었다. 다행히 기다리느라 목이 길어질 새 없이 아기들이 태어났다. 뭐 딱히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시간이 날 때마다 안달을 하는 내가 이상하기도 했다.
일하는 중간중간, 브런치에 올라온 다른 이들이 글들을 보니 내 글은 참 허접해서 우울했다. 기다려야 하는 5일도 야속했다.

월요일 아침 열 시,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왔다.

야호! 브런치에서 나보고 작가란다!!!

이년이 다 되도록 글쓰기 공방에 다니고 있지만 진실로 내가 쓰는 글들이 제대로 된 글인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인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사실 SNS에 쓰는 글들은 좋은지를 평가받는 것보다 마음 비우기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내 멋대로 썼다. 글쓰기를 배우며 습작하는 동안, 가끔은 쓸 말이 하나도 없어서 글쓰기 숙제를 한 동안 못한 때도 있었다. 그만할까 생각도 했다. 한글을 쓸 줄 아는 사람들은 모두들 할 수 있는 것이 글인데, 참 그것이 어려웠다. 글 선생님이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정보도 말해주었었다. 그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언감생심 무슨 작가! 책은 쓰고 싶다면서도 정작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면서 그랬다.
마음 내키는 대로 끄적거렸던 내 글, 글 선생님은 다시 SNS에 글을 써보라고 조언했다. 글 잘 쓰는 에세이스트도 소개해 주었는데 정말 환상적인 글들을 쏟아내는 그의 글들에 푹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그 처럼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오래전부터 평생을 조산사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경험을 책으로 내고 싶었다. 엄마가 되는 시작에 내가 자리하고, 첫발을 딛는 생명에게 손길을 주던 38년, 그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출산이 병이 된 이상한 세상에 출산은 병이 아니라고 위로하고 싶다. 사랑을 발견하며 기뻐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브런치는 나를 다른 세상으로 보내 주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준다. 이젠 브런치는 나를 끌어주는 보이지 않는 에디터며 크리에이터다. 무엇보다 힘이 센 '펜의 힘'을 믿어보아야겠다.


글 선생님 정단과 빨간 장화 클럽 혜현 칸초로 인해 시작된 "글쓰기" 내게 용기를 주고 끌어주는 젊은이들이 있어서 힘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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