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낳으실 계획이 있으세요?

산후 6주 이야기

by 김옥진

셋째 낳으실 계획이 있으세요?
둘째를 낳고 돌아가는 길, 아기 낳은 지 6시간 만에 퇴원을 지나에게 물었다. "글쎄요~남편은 별로 아이를 좋아하지 않아서요. 하지만 피임은 지금껏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 만약 생기면 낳아야죠"

진통 내내 아들을 데리고 놀았던 남편은 원래 아이를 안 좋아했었나 보다. 안 좋아하는 것보다 이것저것 아이에게 맞추는 것이 서툰 사람이 아닐까! 그래도 지금은 아내가 둘째를 낳고 있으니 큰 아이를 돌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루해하는 아이를 위해 놀이터에서 그네도 태우고 시소도 탔다. 출출해서 제과점에 간다고 문자가 왔다. 그 사이 어디쯤에 아기가 태어났고 먹다만 빵을 입에 문 채 아이를 낚아 채 안고서 뛰어들어왔다. 안 뛰어도 되는데 그는 뛰었다. 헉헉대는 그가 아내 가슴 위의 아기를 들여다본다. 그가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처럼 보인다. 참! 손 닦고 와야지!!!

콘돔은 사용해 보셨나요? 아~아니요~남편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럼 셋째는 불을 보듯??? 지나가 웃는다. "남편이랑 피임에 대해 이야기해 보셨어요? 아니요~아직~ 지금은 아기를 낳았으니 당분간은 그런 문제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먼 이야기처럼 느끼는 듯 그녀도 셋째가 생기는 것에 대해 하나도 고민하지 않는다. "삼칠일이 지나면 한번 아이를 더 가질 것인지, 아니면 최소한 피임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이야기해 보세요. 아기를 더 낳으신다면 그 일은 뒤로 미루어도 되겠죠. 요즘 셋째도 은근히 많아요" 신기루 같은 이야기에 지나는 잠시 멍하다.

아기를 낳고 돌아가는 산모에겐 너무 성급한 이야기 일 수 있으나 힘든 산후조리기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고 건강한 몸은 다시 제 사이클을 찾는다. 셋째 생명은 예고 없이 올 가능성이 크다.
혼인을 하면서 아이를 몇 명이나 낳을 것인지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첫아이는 당연히 낳는 거지만 둘째가 예상 없이 생기는 경우에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반기지 않고 머뭇거렸던 어미는 결국 눈물로 둘째에게 고해성사를 한다. 아마 더 갑자기, 예상 없이 찾아오는 셋째는 더하지 않을까!


젖을 먹이는 동안 임신이 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젖을 먹이는데도 출산 삼 개월 만에 다시 아기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평생 두 세명의 아기를 낳는다 해도 남은 임신 가능 기간은 약 15년 정도가 된다. 그 기간 동안 아이를 그만 낳으려 한다면 구체적인 피임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고민에서 끝나지 않고 행동할 때 부부가 품고 가야 할 가족의 수가 정해진다.
지금의 세상은 그렇다.

생의 가임기에 아기를 계속 낳는다면 삶은 더 간단명료해지지 않을까?
사랑하고, 품고, 낳고, 기르고, 또다시 사랑하고, 품고, 낳고, 기르고...
내가 억측을 떤다.

1990년도 전 후, 나라는 가족계획협회를 선두로 대 국민 인구조절 정책을 시행했다. 전국으로 불임수술이나 피임을 실행하고 홍보하러 다녔다. 또한 각 군의 간사들은 매주 초 정관수술할 대한의 남자들을 낚으러 예비군 훈련장으로 출근했다. 예비군훈련 면제는 불임수술을 낚는 미끼가 되었다. 매주 초, 예비군들이 흙발의 군화를 신고 가족계획협회 지하 간이 수술실로 들어갔다. 근무한 5년 동안 수많은 기혼 남자들이 월요일마다 정관수술을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2층 모자보건센터에서는 아기들을 받아냈다. 그 단체는 지금 인구보건복지협회라는 곳으로 이름을 바꿔 기존 모토와는 반대의 일을 하고 있다. 약 삼십 년이 흐르는 동안 이렇게 정 반대의 일이 벌어졌다니 놀랍다.

아기를 낳지 않아 출산을 장려하는 지금, 당연히 정관수술비용은 본인부담이다. 오히려 정부는 실수라도 해서 아기를 더 낳아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을 거다. 삶의 질이 자녀수와 비례하지는 않지만 과거보다 가부장적 사고가 약해진 지금은 적정 수의 자녀를 가진 남자들이 자진해서 정관수술을 받고 있다.

지나가 만약 셋째를 갖게 된다면 그녀의 남편은 자진해서 정관수술을 받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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