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오지랖이 넓다.
그 기저에는 비교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남들과 비교해서 어떤 동네에 살고, 어떤 아파트에 살고, 어떤 차를 타고, 연봉은 얼마고.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고 가진 것은 뽐내려 한다.
시골로 이사오자 사람들은 한 마디씩 했다. 그 한 마디씩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공기 맑아서 좋겠다
-퇴근하고 심심해서 어떡해?
1. 공기 맑아서 좋겠다
실제로 공기가 맑은지는 알 수 없다. 도시보단 한적하기에 좀 더 깨끗한 느낌이 들긴 한다. 그런데 축사 똥냄새나 논밭 비료냄새가 나는 순간 그 맑은 공기는 똥냄새로 가득 찬다는 게 함정!
2. 퇴근하고 심심해서 어떡해?
이 질문을 받을 때면 난감하다. 왜냐면 나는 정말로 심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퇴근하고 혼자 할 일을 하느라 바쁘다. 혼자 잘 노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퇴근 후 약속이 있든 없든 나는 바쁘다.
오늘도 저 말들을 들었다. 이젠 ‘그러게~’로 답한다. 마밥의 ‘그러게’는 더 이상 귀찮게 구구절절 답변하지 않아도 돼도 상대방에게도 더 많은 질문을 차단하고 싶을 때 내가 종종 쓰는 단어다.
‘공기 맑아서 좋겠다’는건 진심으로 공기가 맑아서 너무나 좋겠다는 뜻일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진심이 아니다. 그냥 ’ 시골이니까 공기 좋겠네~‘ 와 같은 인사치레이거나 , 약간의 무시를 포함한 농담과 같은 말이다.
‘퇴근하고 심심해서 어떡해?’는 진심 어린 표정이나 말투로 물어보고 있지만 그건 본인 같으면 심심하다는 뜻이다. 시골은 도시만큼 인프라도 없는데 심심해서 어떡하냐는 걱정이야말로 개인의 주관에서 나오는 오지랖이다. 왜냐하면 나는 도시에 살 때에도 평일 퇴근 후엔 그 인프라를 누리러 집 밖을 나간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상 평일의 일상은 도시에서나 이곳 시골에서나 거의 변함이 없다.
더 이상 시골 오지랖 그만 듣기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