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로 이사 와서 좋은 점은 공기가 맑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맑은 공기에 똥냄새가 섞여 있다면?
오늘도 어김없이 똥냄새가 났다.
외출을 하고 집으로 왔는데 차 문을 열자마자 깜짝 놀랄 만큼 똥냄새가 공기 중에 진동을 한다. 세상에 이게 무슨 냄새람!!!! 축사 속에서 사는 인간들의 마을인 것만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단톡방에는 이미 똥냄새 관련 얘기들이 여러 번 오고 갔고 몇몇 사람들은 민원도 넣은 것 같았다. 나 역시 이 정도는 심한 똥냄새라 판단이 되어 민원을 넣는 적이 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단톡방에서 사람들은 똥냄새가 심해서 환기, 산책을 하기 힘들다고 얘기했고 해결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단톡방 지박령과 같은 **동***호에 사는 사람이 민원을 넣지 말자는 장문의 글을 썼다.
이 사람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 동네에서 계속 살던 사람이라 아파트 입주 전부터 단톡방에서 이 지역의 정보를 주며 사람들의 신임을 얻었다. 입주 후에도 무슨 문제가 생기면 단톡방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다. 그런데 유독!! 축사 악취냄새만 민원 넣는 걸 반대해 왔다. 오늘은 장문으로 쓰면서 결론은 민원을 그만 넣자는 이야기였다. 이쯤 되니 ‘어? 이 사람 혹시 농장주…?’ 혹은 ‘이 사람 가족 중 적어도 농장주가 있다!’라는 생각이 뻔뜩였다. 이것저것 계속 문제 삼으면서 단톡방에서 골목대장처럼 나서더니 유독 농장 악취문제만 이중잣대하는 걸로 보아 분명하다!!!!
부동산 하락장이 오고 청약으로 기대했던 안전마진 1억은 물 건너갔고 이제는 마이너스만이라도 아니길 바랐다. 코로나 시절 부동산이 미쳐 날뛸 때 들어간 사람들은 역전세로 힘들어하거나 몇 억씩 손해 보고 매매를 했었는데 나는 그게 아닌 게 어디냐며 마음을 다독였다.
그러나 이 집을 당장 매매할 수가 없고 실거주를 일단 해야 하는데 똥냄새가 나니 미칠 지경이 되었다. 그 냄새를 맡을 때마다 이 집을 청약한 게 얼마나 내 인생에 큰 실수였는지 소 되새김질처럼 되뇌어졌다. 그러면 나는 다시 기분이 가라앉고야 말았다. 내가 항상 자신 있었던 정신승리를 하려고 해도 나는 이 깨끗하고 예쁜 새 집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슬퍼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