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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트릭 Aug 21. 2021

[전면적 소강사회]
중국의 어제와 오늘

<용과 춤을 추자>(저자 조영남) 리뷰

<용과 춤을 추자>(저자 조영남)


  중국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우나, 심리적으로는 그저 가깝지만은 않죠. 특히 작년부터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은 코로나 19로 인해, 인터넷을 보면 많은 사람들의 반중 감정이 더욱 커진 듯합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강대국이 되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며, 이런 중국을 제대로 이해해서 어떠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에 가장 도움이 되는가를 고민해야겠죠.


  <용과 춤을 추자>는 요즘 방송에도 자주 등장하시는 중국 전문가 조영남 교수님이 2012년 펴낸 책입니다. 9년 전의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기에는 아주 좋습니다. 저는 오늘 이 책을 통해 먼저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서 어떻게 공산당 일당 독재가 어떻게 가능한지, 또한 공산당이 국가 발전 목표로 삼았던 '전면적 소강사회'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전면적 소강사회 건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슬로건 (출처 : 위키피디아)

  올해 2021년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7월 1일 열린 기념식에서, 중국의 "전면적 소강사회"가 이루어졌다고 선언했죠. 이 전면적 소강사회라는 목표는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요?


  중국은 경제 발전을 중심으로 하고 정치 발전과 사회 발전을 결합한 종합 발전에 총 매진하여, 전면적인 소강사회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 '소강'이란 '그럭저럭 먹고 살 수 있는 편안한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소강사회란 국민이 의식주 문제를 기본적으로 해결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 발전 상태를 지칭한다.

  전면적 소강사회를 건설한다는 목표는 1987년 덩샤오핑이 공식적으로 제기한 '3단계 발전 전략'에 따른 것이다. 당시의 3단계 발전 전략에 따르면 중국은 우선 1990년에는 1980년의 GDP를 두 배로 늘려 '등 따습고 배부른 문제(온포)', 즉 생존의 문제를 해결한다. 이후 2000년에는 다시 1990년의 GDP를 두 배로 늘려 '소강사회'를 건설한다. 마지막으로, 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중국을 '중등 발전 수준의 국가'로 발전시킨다.

  2002년 중국이 국가 발전 목표로 제시한 '전면적 소강사회'는 2단계 발전에서 3단계 발전으로 가는 과도기의 목표였다. 중국이 이미 2단계 목표인 소강사회를 건설했으나 전면적이지 못하며 불균형 문제가 있기 때문에, 향후 20년 동안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발전을 통해 완전한 소강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다. (p. 154)


  중국의 발표에 따르면 2012년에는 9899만명에 달했던 절대 빈곤 인구가 2019년에는 551만명으로 줄었고, 마침내 2020년에는 완전히 사라졌으니 중국은 최소한 경제 발전에서는 목표를 달성한 셈입니다.




2. 공산당 일당 독재


덩샤오핑 (출처 : 위키피디아)


  그렇다면 중국 공산당은 어떻게 이처럼 거대한 나라를 일당 독재로 계속 통치하고 있을까요? 민주화 운동을 통해 독재 정권을 몰아낸 경험이 있는 나라에 살기에 더욱 궁금했는데,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만약 공산당이 국민을 설득하는 논리가 타당하지 않으면 국민은 공산당의 일당 통치를 반대할 것이다. 반대로 공산당의 논리가 설득력이 있으면, 국민은 공산당의 일당 통치를 수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산당은 어떤 논리로 국민에게 일당 통치를 정당화하고 있는가? 공산당의 논리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명쾌하다. 이는 덩샤오핑이 1980년대 초에 국민에게 제시한 것이다.

  먼저, 중국의 최우선 과제는 경제성장이다. 경제성장만이 중국이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여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76년 문화대혁명이 끝난 중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피폐했다. 농촌에는 2억 명의 농민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도시에는 수천만 명의 실업자가 방황했다. 덩샤오핑의 말처럼 "빈곤은 사회주의가 아니다." 결국 유일한 방법은 경제성장 밖에 없다.

  그런데 중국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정치, 사회적 안정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문화대혁명 기간처럼 공산당이 국민을 정치 활동에 동원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국민이 생업에 종사할 수 없다. 또한 그때처럼 국민이 서로 적대적인 계급으로 나뉘어 투쟁하는 상황에서는 경제 발전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덩샤오핑이 말했듯이, 경제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안정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한족 이외에 55개의 소수민족이 존재하는 다민족 사회이며 지역 간 격차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의 통합을 유지하고 국민을 지도하여 경제성장에 총매진할 수 있는 강력한 정치 조직은 공산당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로 공산당은 지난 30여 년 동안 연평균 9.9퍼센트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공산당의 논리를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 (p. 163)


  결국 앞에서 말한 "전면적 소강사회" 또한 공산당의 논리와 일맥상통합니다. 정치,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며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의 개선을 공산당이 해내고 있기에, 국민들의 지지도 계속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3. 시진핑과 공동부유


시진핑 (출처 : 위키피디아)


  전면적 소강사회라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선언하였으니, 시진핑 주석을 위시한 중국 공산당은 국민들을 위한 다음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었겠죠. 그게 바로 최근 언론에서 뜨겁게 거론되는 "공동부유"입니다. 그런데 이 공동부유라는 개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시된 바 있으며,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경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인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덩샤오핑과 장쩌민 시대의 중국이 '선부론'(먼저 부자가 되는 것은 정당하고 영광이라는 주장)에 입각한 경제성장 일변도 정책을 중시했다면, 후진타오 시대에 들어 '공동부유'(함께 부유해진다는 주장) 개념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선부론과 공동부유는 모두 덩샤오핑이 제기한 개념이다. 이는 성장 일변도 정책을 통해 경제는 급성장했지만 불균등 발전 문제가 매우 심각해졌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향후에 정치 안정과 사회 단결이 유지될 수 없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p. 179)


  이제 절대 빈곤 문제는 해결되었으니, "빈부격차를 줄이고 다함께 잘 살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중국 대표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는 500억 위안(약 9조원)을 투입해 공동부유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이미 선언했죠.


  한편 시진핑 주석은 내년에 있을 제20차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연임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과연 시진핑의 장기집권은 중국에 안정을 가져올까요? 아니면 혼란을 가져올까요? 그리고 모두가 부유해지는 공동부유는 정말 이루어질 수 있을지, 중국의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 중간에 언급된 문화대혁명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리뷰를 마칩니다.


문화대혁명은 1966년 5월부터 1976년 10월까지 마오쩌둥이 주도한 정치 운동이다. 마오는 당시를 "혁명과 전쟁의 시대"라고 규정짓고, "프롤레타리아 문화대혁명"을 시작했다. 그는 중국에 진정한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국민의 사상과 문화를 대대적으로 개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에서 자본주의 세력을 몰아낸다는 명분으로 홍위병을 동원했고, 이후에는 다시 홍위병이 초래한 혼란을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인민해방군을 동원했다. 문화대혁명 10년 동안 중국은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대혼란에 빠졌다. (p.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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