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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May 23. 2018

오선비의 철학 용어 사전 19.

공산주의(共産主義)


공산주의(共産主義)
영 communism, 독 Kommunismus



 오늘은 공산주의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사상적 대립으로 분단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말이 많은 개념입니다. 툭하면 빨갱이니, 친북이니 하는 색깔론으로 대립을 하는 모습들 많이 보셨죠? 물론 사상적인 대립만으로 우리나라가 분단이 된 것은 아니겠지만요.


 자 그럼 이번에도 어김없이 공산주의의 한자풀이부터 시작해볼까요? 같이(共) 생산(産)하고 함께 살아가자는 주의가 바로 공산주의입니다. 어려운 뜻은 아니죠?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자유주의(안 좋은 의미에서는 자본주의)는 체계가 명확합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서 엄청 복잡해지긴 했지만,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체계는 유산계급과 무산계급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유산계급은 무언가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과 자본을 가진 계급이고, 반대로 무산계급은 무언가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과 자본이 없는 계급이죠. 현대식으로 치환하면, 거칠게 말해서, 그냥 CEO가 유산계급이고,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무산계급입니다. 유산계급은 자본을 대고, 무산계급은 생산체계와 자본이 없어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서 임금을 받는 것이죠. 이 체계를 엎어버리고자 하는 것이 바로 공산주의입니다. 모든 생산체계를 함께 소유하고, 함께 만들고, 함께 사용하는 것입니다. 아주 공평하게 말이죠. 참 이상적이죠? 그렇게만 된다면 모두가 공평하고 행복 해질 테니까요.


 하지만 언제나 현실과 이상은 다릅니다. 공산주의 혁명을 이뤄냈던 국가들을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이것 참 참담하기만 합니다. 막상 북한만 봐도 그렇죠? 물론 북한은 공산주의라기보다는, 독재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 보이지만요. 그래서 사람들은 말합니다. 공산주의는 단순히 이론적인 것이고, 현실에는 적용을 할 수가 없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동물인데,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어 갖는 것이 과연 인간에게 맞는 것인가? 인간의 본성상 공산주의는 불가능하다. 북한처럼 결국은 독재로 이어지게 된다. 네 맞습니다. 우리가 목격한 현실은 정말로 참담하기만 하죠. 


 하지만 이런 반박도 있습니다. 고작해야 몇 번 일어났던 혁명이고, 몇 번 실패했다고 해서 공산주의를 잘못된 것으로 보면 안 된다. 이론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결과가 잘못된 것이다. 어떤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서 과학은 수천, 수만 번 실험을 한다. 그리고 그 이론을 증명해낸다. 그런데 왜 공산주의 이론은, 단 몇 번의 실험만을 해보고, 틀린 이론으로 낙인을 찍는가? 하는 등의 반박이죠.


 이 공산주의는 마르크스가 들고 나온,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입니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로 되려면 혁명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 혁명 과정에서 프롤레타리아(노동자 계급)는 유산계급의 착취에서 벗어나, 생산 수단을 공유하게 되고, 모든 사회적인 억압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죠.


 참고로 마르크스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엄밀하게 구분합니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사회주의는 부르주아 계급(유산계급)이 침묵하는 상태를 말하고, 공산주의는 부르주아 계급이 완전히 소멸하여, 계급과 국가가 없는 사회에 도달한 상태를 말합니다. 사실 이렇게만 구분 짓는 것은 너무 간단하게 구분한 것이니, 다음에 사회주의를 다루게 되면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공산주의는 반드시 혁명을 통해서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말이 좋아서 혁명이지, 이 혁명은 반드시 피를 필요로 할 수밖엔 없습니다. 그래서 공산주의자들은 언제나 비난을 받죠. 그리고 극단적인 공산주의자들은 그들의 이상을 위해서 치러야 하는 피와 죽음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산주의는 언제든 전체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독재주의와도 연관이 또 지어지게도 되는 것입니다.


 공산주의는 다른 말로 마르크스주의라고도 하는데, 재미있는 일화를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마르크스 본인은 정작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 한 번 생각해볼 말입니다. 마르크스가 생각한 진정한 공산주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공산주의가 실제로 가능하든, 하지 않든 이번 기회에 한 번 상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정말로 모든 사람들이 살기 좋은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서요:)




* 철학자들은 하나의 개념을 만들거나, 하나의 개념을 가지고 평생을 철학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개념이든,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이 사실은 불가능합니다. 이 철학 용어 사전에서는, 철학이나 인문학 서적을 읽을 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뜻을 설명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책을 읽으실 때, 문맥이나 철학자, 특정 사조에 따라서 그 의미가 약간은 다를 수 있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어떤 상황이든 그 문맥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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