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니즘 철학 편 - 2. 쾌락을 얻기 위한 방법 B
* 여러분의 철학 입문을 위해, 중요한 것을 담으면서도 최대한 쉽게 쓴 철학사입니다. 차분히 읽으시면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헬레니즘 철학 편 - 1. 쾌락을 얻기 위한 방법 A에서 이어지는 편입니다.
* 퀴니코스 ~ 스토아학파
먼저 퀴니코스 학파의 사람들은 선한 사람에게는 어떠한 해악도 닥쳐오지 않는다고 믿었다. 인간은 감정적 얽매임으로부터 벗어나야 하고, 사물에 대한 욕망에서도 벗어나야 하며, 타인들의 좋아하고 싫어함에 따라 좌우되는 태도에서도 역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사람은 본래 아무런 사회적 의무도 갖고 있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국가 안에서의 벼슬 따위에는 개의치 않았다. 그들에게는 오직 덕만이 선이고 부덕만이 악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부덕이란, 사람이 사회의 사이비 한 인습에 순종함으로써 스스로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생긴다. 그리고 덕이란 주위의 사람들을 모든 것에 도전하게 끔 고무하고, 스스로 완전한 자족의 경지에 오름을 말했다.
퀴니코스 학파로 분류되는 유명한 디오게네스라는 사람이 있는데, 철학자로 보기에는 약간 힘든 구석이 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퀴니코스 학파의 철학을 몸으로 보여준 사람이었다. 전해져 오는 말에 의하면 디오게네스의 아버지는 화폐를 훼손한 죄로 투옥되었는데, 디오게네스는 이를(화폐를 훼손한 것) 세상에 통화처럼 유통되고 있는 온갖 인습을 타파하는 행동으로 이해한 듯하다.
그는 개(犬)의 생활태도를 찬양했다고 한다. 개는 아무런 부족도 느끼지 않고, 육체적인 것에 대해 거짓된 수치심도, 위선도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디오게네스에 관해서 전해지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디오게네스는 마을 한가운데에 커다란 통을 놓고 그 속에서 살았는데, 알렉산더 대왕은 이 기이한 디오게네스를 만나기 위해 몸소 방문을 했다. 하지만 디오게네스는 황제에게 머리 숙이기를 거부하고 멸시하는 듯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내게 그늘지지 않도록 비켜 주시오" 그는 질서 있는 세계를 조롱하며 초연히 고립적 생활을 즐긴 것이다.
다음으로 스토아학파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스토아 철학은 말하자면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한 퀴니코스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아 철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세계란 온갖 것 속에 관류하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 있으며, 그리고 그 속에서 누구에게나 마땅한 위치와 의무를 배당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쉽게 말해서 모든 것은 하나의 흐름 속에 존재하며, 그 존재하는 것들은 각자의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말한 것이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근본적으로 두 가지 덕을 높이 표방했는데, 하나는 소극적인 덕 둘째는 적극적인 덕이었다. 소극적 덕이란 쾌락이나 고통, 공포에 대한 무관심이었으며, 적극적 덕이란 모든 일의 진행을 지배하는 우주의 원리, 혹은 섭리에 대한 충실함이었다. 즉, 선한 사람이라면 개인적 야심이나 욕망 등을 물리치면서 우주의 목적이 자신에게 맡긴 본연의 의무에 대해서 충실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곧, 우주는 어떤 이성적 목적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고, 자연의 과정은 목적론적이며, 모든 사건들은 어떤 계획에 포함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스토아주의적 저서들 속에 자주 나오는 말은 "자연에 따라서 살아라" 였는데, 여기서의 자연은 물질적인 세계가 아니라, 만물 속에 일관하고 있는 우주의 목적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은 섭리라고 불러도 좋고 더 나아가 신이라고 불러도 좋은 것이다. 인간은 우주의 연극에 등장하는 배우 같은 것으로, 각자가 연출해야 할 배역이 있고, 따라서 마음대로 대사를 꾸며내거나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들의 저서 속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아! 우주여 그대의 목적에 맞는 것은 모두 나에게도 맞는다. 그대에게 있어서 적합한 것은 나에게 있어서도 적합하다!"
느껴지는 분위기대로 이러한 스토아 철학은 후에 중세시대로 까지 이어져 하나의 핵심적인 학파로 성장한다.
철학자 소개
* 아리스팁푸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다. 인생의 목적은 쾌락이며 인간의 행복이란, 쾌락의 총계라고 말했다. 단순히 눈앞의 쾌락을 취하기보다는 항상 더 큰 쾌락을 얻기 위한 식견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의 쾌락이란 정신적인 쾌락보다는 세속적인 쾌락이었다.
* 데모크리토스
데모크리토스는 자연철학자이며, 고대의 원자론을 완성한 사람이다. 지금처럼 원자의 존재에 대하여 증명하지는 못했지만, 현대 과학이 밝혀낸 원자의 모습을 상당히 잘 이해한 듯하다. 모든 사물은 우연한 원자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 에피쿠로스
에피쿠로스는 정원(garden)이라는 학교를 세웠으며, 그곳에서 자신의 학생들과 함께 집단생활을 하였다. 그는 세상은 적의에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런 세상에서 행복하려면 자신의 욕망을 자제해서 작은 행복이나마 느끼자는 주의였다. 그리고 그러한 행복하고 평정한 상태를 아타락시아라고 하였다.
* 디오게네스
디오게네스는 아무런 거리낌 없는 개의 삶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살았다. 도시 안에 커다란 통을 놓고 그 안에서 살았는데, 그러한 모습에서 디오게네스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견유학파(犬儒學派)라고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