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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Jul 06. 2018

현상학 들어보셨나요?(3)

후설 현상학에서 태도의 문제


- 목차


현상학 들어보셨나요?(1) - 후설, 그는 누구인가?

현상학 들어보셨나요?(2) - 후설 철학의 동기와 이념

현상학 들어보셨나요?(3) - 후설 현상학에서 태도의 문제

현상학 들어보셨나요?(4) - 판단중지와 환원

현상학 들어보셨나요?(5) - 본질직관

현상학 들어보셨나요?(6) - 의식과 세계

현상학 들어보셨나요?(7) - 생활세계

현상학 들어보셨나요?(8) 마지막 - 사랑의 공동체






존재를 우선시하는 태도


 현상학의 특징은 앞서 살펴본 대로 하나의 체계를 통해 존재를 획일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에 의해 방법이 규정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존재의 방법에 대한 우위성'이 현상학적 방법론의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상학에서는 무엇보다 '태도'가 중요하다.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서 각각 상응하는 존재 영역이 달리 나타나며, 이는 각각의 존재성에 맞게 적절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도 된다. 그러나 이 '태도 취함'이 단순히 주관적이고 자의적으로만 이루어진다면, 보편성을 지향하는 철학의 기본정신(무전제성)에는 위배된다. 그래서 후설의 현상학은 방법론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태도의 문제에서부터 출발한다.




현상학에서 태도가 지니는 의미


 후설만큼 철학을 함에 있어서 태도의 문제를 중요시하는 철학자는 드물 것이다. 후설은 줄곧 태도와 관련한 방법론을 해명했고, 참된 철학은 태도의 전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태도란 우선 인식론적이다. 즉, 태도는 인간이 세계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인식론적 관점과 틀을 규정한다. 다른 한편으로 태도는 실천적인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이 태도는 타인과 세계에 대한 행동방식을 일컫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태도는 주관을 전제로 하고 개인적인 결단과 습관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후설은 현상학적 태도로의 전환을 일종의 개인 의지의 결단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종교적 개종과 같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태도에 따른 세계 이해의 상이성


 후설이 이처럼 태도를 중요시 여기는 근본 이유는, 주관과 세계가 여러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 관계 방식에 따라 세계의 존재 성격 또한 달라지게 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여기서 관계의 방식이 곧 태도를 의미한다. 가령 자연과학자들은 자연과학적인 태도에 따라 세계를 이해하며, 이에 다른 세계는 철저하게 인과적인 질서에 따른 기계론적 세계인 것이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것이 있다.


 "어떤 태도를 취할 때 이 세계를 가장 잘 혹은 근본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가?"




현상학적 태도란 무엇인가


 특정 존재 영역을 탐구 대상으로 할 때, 이에 적합한 인식론적 태도는 상이할 수 있다. 가령 물리적 자연을 탐구 대상으로 할 때는 물리학적 태도가 가장 적절할 수 있는 것이다. 기타 여러 태도들은 나름의 상대적 타당성을 지는다. 후설 또한 이러한 각 태도에 따른 존재 이해에 나름의 가치를 부여한다. 어느 것도 절대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후설은 전체로서의 세계에 대해 탐구하고 또 탐구해야 하는 것이 전통적인 철학의 근본 과제임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킨다. 그러므로 현상학은 바로 이러한 전통 철학, 정확히는 고대 그리스 철학의 본래 이념의 충실한 계승자이자 또 그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스 고대철학, 구체적으로는 소크라테스 이전인 자연철학자들처럼 '존재자의 총체에 관한 학'으로서 철학을 대하고, 보편적인 학문의 틀 속에서 해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곧 후설에게 세계를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태도란, 어느 특정 존재 영역이 아니라 세계 전체를 총체적이고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태도를 의미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러한 태도를 진정한 '철학적' 혹은 '현상학적'인 태도로 부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현상학적인 태도로 진입할 수 있는가? 후설은 이러한 방법으로 '판단 중지(에포케)'와 '환원'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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