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선비 Mar 30. 2018

오선비의 철학사 탐방 02.

고대철학 편 - 0. 고대철학 개관


* 여러분의 철학 입문을 위해, 중요한 것을 담으면서도 최대한 쉽게 쓴 철학사입니다. 차분히 읽으시면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과연 철학은 언제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사실 이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철학이란, 인간이 사유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학문이고, 철학의 시초를 묻는 것은, 곧 인간이 언제부터 사유할 수 있게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환원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철학사 역시 역사이기 때문에, 이를 서술하려면 반드시 그 시작점을 정해야만 한다. 그래서 서양 철학사는 이미 오래전에 서구의 역사가들에 의하여 확립된 하나의 전통에 따라, 고대 희랍(고대 그리스)인들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이것은 하나의 자리 잡힌 권위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아니고, 정당시 될 만한 충분한 근거들이 있다. B.C 6세기 이후 수세기에 걸쳐 고대 희랍의 여러 도시국가(폴리스)에서 상당한 수의 주목할 만한 인물들이 배출되었으며, 그들의 성찰의 결과로 많은 사상들이 형성되어 현대의 사색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의 우리로부터 고대 희랍인들을 제외한다면, 그것은 곧 우리 사유의 원천, 그리고 우리의 지적인 위치를 모호하게 만드는 셈일 것이다.                                                  


고대 희랍 지역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왜 다른 지역이 아니라 하필 고대 희랍에서 철학이 발달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을 것이고, 그것에 대한 대답을 해보는 것도 어느 정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우선 희랍은 해상지역이었기 때문에 사람이 살기에 좋은 기후와 풍족한 자원이 뒷받침되었으며, 노예의 존재 역시 한몫했다고 여겨진다(노예의 존재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살기 좋은 기후와 먹을 것이 풍족하고, 먹고살기 위한 노동은 전적으로 노예들의 역할이었기에 시민들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그곳은 어쩌면 철학자들의 낙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고대 희랍은 여러 도시국가들로 이루어져 있어 각 지역마다의 독특한 문화와 생활양식이 가능했고, 그것은 곧 사유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갖추기에 좋은 기반이 되었다. 그 다양한 사유들은 새로 생성되고, 사라지기도 하며 더욱 발전해 나갔으며 또 견고해졌다.    

 

살바도르 달리, <기억의 지속>


 아무리 철학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름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들이 단순히 유명해서 현대까지 그들 이름이 기억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근본적으로 볼 때 우리의 사유 속에는 아직도 그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유전적 정보가 유전자를 통해 고대의 인간에서, 현대의 인간에게 까지 충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사유(굳이 말하자면 정신적인 유전정보라고 말해보고 싶다) 역시 고대부터 현대까지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고대 희랍에서 주목할 만한 다양한 학파와 철학자들이 많이 있겠지만 크게 구분하여 알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먼저 세상이 무엇으로부터 생성되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던, 최초의 철학자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밀레투스학파(후에 우리는 이들을 자연철학자라고 부른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주장했던 헤라클레이토스, 그에 반하여 고정불변의 세계를 말했던 엘레아학파, 그 둘의 견해를 취합하려 했던 다원론자들의 철학, 그리고 너무도 유명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알아보도록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선비의 철학사 탐방 0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