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유다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선비 Apr 25. 2018

마음을 닫으면서도, 여는 방법

관계 형성에 있어서


 저번 주에 친구와 함께 삼청동을 거쳐서 한옥마을 쪽으로 한 바퀴 돌면서 나들이를 다녀왔다. 그날은 유난히도 날이 좋아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 친구와 나는 무작정 걸었는데, 걷던 도중 아프리카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 갤러리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그림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 제품들도 판매를 하고,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내부에 카페도 있는 복합 문화공간의 느낌이 드는 장소였다. 한껏 구경을 하고, 따로 마련되어 있는 뜰로 나가게 되었다.


 그 뜰은 일반 가정집들과도 연결이 되어 있었는데, 나는 그곳에서 한 가정집의 대문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집의 대문을 보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저 멀리 보이는 집이었는데, 저 집의 대문을 보고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가 어릴 때는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마냥 어렵지만은 않았다. 그저 서로 믿고, 하하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만 하면 됐었으니까. 하지만 어느덧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이라는 굴레 안에서 관계를 갖다 보면 어린 시절과는 달리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상대에게 너무 열게 되면, 나중에 상처를 받게 되고, 그렇다고 너무 닫아버리게 되면, 그 어떤 관계 맺기도 힘들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나를 열어야 하고, 또 얼마나 닫아야만 상처나 부담 없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걸까? 나는 저 집의 대문을 보고 깨달았다. 얼마나 열고, 닫는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자신을 완벽히 지키면서도 충분히 마음을 열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집의 대문은 이렇게 생겼었다.





 사실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기분 좋은 충격으로 다가온 대문이었다. 기분 좋지 않은가? 집을 사람의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저 사람은 자신을 충분히 열면서도, 자신을 완벽하게 지키고 있다. 물론 이 대문을 보고서, 이를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적용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답을 내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을 완벽히 지키면서도, 충분히 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분 좋은 희망이 생겼다.


 실제로 그럴 수는 없겠지만, 사람의 마음에도 저런 대문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