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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과 양심 Apr 25. 2016

돈은 우리를 행복하게 할까?

돈과 사랑 그리고 행복


2010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염우식 교수의 '서울시민 행복도 조사'


사람은 사랑을 위해서 그리고 행복을 위해서 돈을 번다. 돈은 교환 수단일 뿐이다. 돈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돈으로 인해서 내가 행복해지고 내 가족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돈을 버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네 사회를 보면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돈을 통해서 행복을 추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은 의식조차 하지 못 한채 돈 그 자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아진 것 같다. 물론 당장 내일 먹을 쌀이 없어서 굶어죽게 생긴 사람에게는 돈이 중요다. 당장 굶어죽게 생긴 마당에 사랑이나 행복을 논할 여유 따위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타까것은, 그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중산층이 돈에 대한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돈이 행복을 보장해줄 뿐더러 돈이 없으면 사랑조차도 하지 못 한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의식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돈이 없으면 사랑을 못 한다고까지 말다.) 돈과 행복에 관한 수많은 연구결과가 말해주듯이, 소득이 특정한 임계점에 달하면 그것더 이상 행복과 비례하지 않다. 이건희 회장처럼 돈이 많으면 그만큼 그가 평범한 서민인 우리보다 더 행복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돈 때문에 더 불행할 수도 있다. 돈이란 손 안에 쥔 모래와도 같다. 더 가지려고 움켜쥐면 움켜쥘수록 더욱 더 손 안에서 빠져나간다. 그러나 사람들 가진 것에 절대 만족하지 않다. 끊임없이 더 가지길 원다. '남보다 더' 가지길 원한. 그래서 더 가지면 행복할까? 가진다는 것은 반대로 잃을 것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돈을 가져본 사람은 안다. 아무리 안전한 투자 자산일지라도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돈을 현찰로 뽑아다가 땅에 묻어놓지 않는 이상 위험은 상시 존재한다는 말이다.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고 불확실한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진 것이 한순간에 없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이 뿐만이 아니다. 돈은 없을 때나 있을 때나 마찬가지로 누구나 더 많이 가지길 원한다. 지금 당장 어떤 평범한 서민에게 10억을 현찰로 준다고 하자. 그가 과연 만족을 할까? 평생 손에 쥐어본 적도 없는 액수이지만 10억이 생기면 곧이어 20억이 눈 앞에 아른거릴 것이다. 로또에 당첨되면 행복할 것 같지만 실제 사례들을 보면 그들의 삶이 그다지 행복해보이지는 않는다. 영화로도 나온 '빅숏'의 주인공들, 그들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 일반인은 상상도 못할 거액을 거머쥐었지만 그들의 현재 모습은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위해 돈을 버는지조차 망각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동상이몽에 나온 우도 기러기 아빠를 보았다. 기러기 아빠가 8년 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고 미친듯이 돈을 버는 이유는 오직 한 가지였다. 자식에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단지 그 이유 뿐이었다. 그는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힘든 타지 생활을 홀로 버티며 돈을 벌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의 사랑을 잃었다. 딸은 아빠를 어색해하고 아내는 그를 아저씨라 부른다. 결국 그는 2년 만에 온 집을 나와 여관방에서 잠을 청한다. 이 사례를 보며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아빠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 돈을 벌고 있는지조차 망각한 것이다. 그가 한 달에 한 번씩 집에 와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면 그 공백으로 인해 사업이 그렇게 위태로워졌을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사업이 위태로워지는 것이기보다는 사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그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 끝내 우도를 떠나지 못한 것이다.


예전에 한 젊은 아버지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이 가정은 애가 셋이지만 아버지의 한 달 수입은 100만원이 조금 넘는 정도였다. 한국에서 100만원으로 애 셋을 키우겠다니 어림도 없다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 경제적인 압박은 그를 옥죄어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어째서 그는 행복할 수 있을까. 그에게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어떻게 살 것인가'의 기준이 돈에 있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그에게는 없는 살림에도 만족하며 가족과 함께 하는 삶 그 자체가 행복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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