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씩 돌아오는 책방 오픈날을 기념하며 이제껏 대략 착한(?) 시간들을 써 내려갔다. 처음 책방을 차릴 때의 벅찬 마음을 기억하거나 그간 고마운 손님들 에피소드, 나의 우울과 맞선 성장기 정도의 착한 언어를 대폭 선택했다.
일곱 번째 책방 생일즈음, 다른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다. 그렇다고 착한(?)의 반대에 전면 서겠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감사한 마음은 그대로 잘 보존하되 그간 책방지기로서의 시간에 좀 솔직한 글도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방 7여 년의 시간 안에 어떻게 좋고 따뜻하고 행복한 이야기만 담길 수 있겠나. 인생사 그런 파라다이스 유토피아는 없는 법!
"내가 이러려고 책방 했나" 소리가 절로 나던 시간들, 외연적 확장으로 "책방 좀 된다며?" (되기는 뭘 돼 ㅠㅠ) 하는 비아냥과 시기의 날 선 눈총을 받기도 하고 영~ 황당한 이야기들에 억울한 속내며 내 체력적 한계와 욕망에의 한 판 충돌, 사십 대 나이가 주는 이 무거운 역할들! 독서와 토론의 시간이 축적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각종 불편감. 이를테면 모르는 것에서 앎으로 넘어가는 불편감! (사회적 개안開眼이라고나 할까) 불합리와 편법과 권위에의 불복종 같은 혼란스러운 심리 등등
누구한테 화가 난 것도 아니고 책방일에 애정이 사라진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이제껏 착하려고 노력했던 책방 주인장에서 조금은 당당한 책방 주인장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유유자적 낭만 찾던 소리에서 살짝 정신이 드는 책방지기의 현실감각 챙기는 스토리를 남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은 글을 쓰자면 또 덤비며 막말할 사람들이 있겠다 사료되는 바이나 이미 그런 류의 눈치볼 멘털은 넘어섰기에 7년의 시간 안에 내 경험의 목소리만 담는다. 왜? 내 삶이니까. 더 나아가 조금 도발적이더라도 나중에 내가 책을 내면 달고 싶은 제목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