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죽당 Sep 26. 2020

그냥 라이드하고 밥만 했어요

상위 1% 부모

 밴쿠버에서 20년간 교육업에 종사하고 있는 나는 수많은 부모들과 학생들을 만나왔다. 어리게는 5살부터 성인까지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다 보니 어느새 의도한 바를 이루어 내는 사람들의 일정한 특징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녀들이 원하는 길을 가장 잘 서포트하는 부모님들은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게 사실은 굉장히 쉬운 듯한데 실천하기에는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밴쿠버다문화 도시의 특성상 많은 유학생 부모님과 학생들이 이곳을 거쳐서 세계 곳곳으로 떠나간다. 나는 이곳에서 그들이  잠시 거치는 강을 건네주는 뱃사공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앞으로 올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을 남기고 싶어서이다. 유학생활을 성공적으로 하는 데는 분명  방법이 있다. 어쩌면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말해 보고 싶다.



 먼저 상위 1% 부모님들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그들은 하나같이 부지런하고 겸손하며 항상 최선을 다해 아이를 사랑하고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었다. 매번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성공적으로 입학한 후 그들의 부모에게서 들었던 말은 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어요.  그저 라이드하고 밥만 해 주었습니다. 그렇다. 그저 라이드하고 밥하기 말은 간단하나 그건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다. 밴쿠버에서 라이드란 짙은 안개를 뚫고 수개월 씩 내리는 비를 맞으며 동서 남북으로 아이들을 위해 철의 드라이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악천후에도 아무리 몸이 아파도 아이를 위해서는 일 년 어느 하루도 쉴 수 없는 고된 시간이 반복해서 거듭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건 쉬운 말이나 돈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랑이다.



 네 아이를 모두 미국 아이비와 명문 주립대학으로 진학시킨 한 학부형은 거의 철의 여인이었다. 운전과 요리에는 달관이 되어 있으셨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건강하고 부지런하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 나갔다. 그들의 부모처럼  말이다.

제대로 된 식사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힘을 제공해 힘든 학업을 이겨낼 원천이 고 부모의 고된 라이드는 아이들에게 규칙적인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어김없이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만들어 내었다.


 오랫동안 나는 그런 부모들을 보아왔고 거기에는 변함이 없는 이 존재했다. 그 결과로 생각을 말해 보자면 아이를 데리고 유학생활을 꿈꾸고 있다면 비싼 학원이나 남이 좋다는 을 쫓지 말고 건강하고 바른 일상을 그리고 겸손하고 사랑이 넘치는 삶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바란다. 그러면 아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길을 열심히 간다.




 이제 하위 1% 부모를 말해 보겠다.  하위 1%에 속하는 부모들은 대개 자신은 술과 골프 그리고 쓸데없는데 시간을 낭비하면서 아이들은 돈으로 다 해결하려고 한다.  그들은 겉을 화려하게 꾸미고 고급 자동차를 타고 나타나 자신의 재력과 힘을 과시하려 하지만 정작 텅 빈 아이의 영혼은 돌아보지 못한다. 남 탓과 아이의 대한 비판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무능과 태만은 전혀 돌아보지 않는다. 이런 부모님이 대개 비행 청소년들을 만들어 낸다.



 오랫동안 도움을 주려고 했던 어떤 학생에 대해 말하자면 내가 그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아이는 마약과 담배에 절어 자신이 누군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였다. 가끔 제정신이 돌아온 아이에게 무엇이 너를 이렇게 까지 힘들게 만들었냐고 하면 어머님의 지나친  기대와 동생과의 비교, 그리고 사랑 없는 비난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늘 듣는 말처럼 꽃을 피우는 것은 번개가 아니라 제때 내리는 비인 것이다.(It is rain that grows flowers, not thunder. ) 그 학생은 자신을 버리듯 홈스테이에 두고  한국으로 떠나버린 엄마를 두고두고 원망했다. 내가 만난 그 어머님은 두려움과 불만에 가득 찬 사람이었다. 아이를 버려두고 바람피우고 카지노와 골프장으로 전전하는 엄마들에 비해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사랑이 없는 훈육은 실격이다. 좋은 엄마로서는...

자식이 용이 되길 바라면서( 望子成龙) 거기에 사랑과 희생이 없다면 언제나 기다리는 건 실망과 혐오 그리고 어그러진 관계뿐이다.



 나는 매번 꿈꾼다. 그 긴 힘든  유학생활을 끝내고 돌아갈 때마다 겸손과 온유로 한국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남편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자신의 노고를 짧게나마 밥과 라이드로 대신 피력할 수 있고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감사해하는 그런 학부모들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덧붙여 지나간 수많은 학부형들과 학생들의 노고와 희생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그들의 미래 또한 축복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나로 살기, 내가 아닌 나로 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