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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현 Jun 04. 2020

부러우면 지는 건데, 자꾸 지네

만족감과 행복에 관하여

 

from pixabay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만족을 하였다. 아니 만족을 하려고 '노오력'을 했다.


 저층인 것에 대해서는 안전하니깐 좋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운동 삼아 이용 가능하다는 것, 정문에서 멀다는 점은 대신 좀 더 걸을 수 있다는 장점. 집 앞에 큰 도로가 있어서 소음이 있다는 것은 대신 집 바로 앞에 전망을 가로막는 높은 건물이 없어서 전망이 나름 좋다는 것에 위안. 집 인테리어가 부실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신 공간을 넓게 쓸 수 있고, 넓고 높은 공간은 창의성 계발에 좋은 환경이라는 점 등등.

 

 알 수 있다시피 만족하려고, 위안 삼으려고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자기 합리화, 자기 위안이 나름 효과도 있고, 만족도, 행복감도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기 합리화는 주변과의 비교로 인해 여지없이 깨진다. 


우연히 놀러 간 같은 동 같은 라인의 고층 집. 도로 소음이 우리 집보다 적고, 뻥 뚫린 시야와 전망에 숨이 막힐 정도. 이번엔 같은 아파트 다른 동의 중층 집. 거실 창을 통해 멀리 떨어진 산을 정면으로 볼 수 있고, 집주인의 감각에 내부 인테리어가 매우 고급지다. 듣기로는 어떤 동의 고층에서는 맑은 날 한강을 볼 수도 있다는... 


비교하면 지는 것이다. 


이걸 아는 데도 자꾸 진다.


사실 지는 것이 이것뿐이랴. 서울의 아파트 값은 2배, 3배가 되었네. 누구는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어서 떼부자가 되었네 등등.


아... 부럽다...


 제임스 클리어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만족감을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의 차이로 보았다. 


만족감=좋아하는 것 - 원하는 것


따라서 내가 가진 것에 만족감을 높이는 법은 현재 가진 것을 더 좋아하되, 더 원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을 경제학적으로 접근한 유시민 작가도 '경제학 카페'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다. 


행복=a*충족시킨 욕구의 양/충족시키려는 욕구의 양(a는 비례 상수)


행복은 충족시킨 욕구의 양에 정비례하고, 충족시키려는 욕구의 양에 반비례한다. 자원의 한계로 인하여 충족시킨 욕구의 양의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충족시키려는 욕구의 양을 줄여라.


결론은 


원하지 마라!!


 그런데 어떻게 원하지 않냐고. 간접 광고를 포함하여 수많은 광고에서는 우리의 말초 신경을 자극시켜서 또는 우리의 심리를 교묘히 활용해 소비 욕구를 부추기고,  SNS에서는 나의 주변 사람들이 좋은 것, 멋있는 것, 맛있는 것, 아름다운 것을 자꾸 올리는데. 


그래도 이 정도 유혹은 적당히 차단시킬 수 있다. 보고 듣는 것을 적당히 차단시키고, 기대 수준을 낮추면서 자기만족을 끊임없이 뇌에 새기고, 씁쓸하지만 가진 것에 만족하고. 


이게 다일까? 


욕구가 크다는 것은 현재 만족도를 낮춤으로써 자기 계발, 성장 동력이 되기도 한다. 현재에 만족한다면 아이폰, 유튜브, 전기차, 우주 탐사 등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혁신이 이루어졌을까?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처럼 목적이 아니라 다윈의 진화론 관점에서 생존과 번식을 위한 수단으로 보았다. 즉, 생존하고 번성하기 위해 행복을 추구하고, 만족이 되면 또 다른 행복을 추구하는 게 인간이라고. 그게 우리에게 내재된 시스템이라고. 이런 이기적인 유전자 같으니라고...


문제는 욕구와 행복이 아니야, 생존과 번식이지!! 


이렇게 결론을 내리니 뭔가 더 원시적이고, 동물적이고, 덜 문명화된 거 같고, 이렇게 결론 내리면서 나의 생존이 더 위협당하는 거 같기도 하고, 인간 별거 아니네라는 생각도 들고...


무언가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고,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은 현재의 상황이 불만족스러운 것. 현재의 상황이 불만족스러운 것은 생존과 번식에 위협을 느껴서? 


2명의 자녀가 있으니 의식적으로나마 번식은 됐고. 그래도 나의 이기적인 유전자는 더 많은 번식을 요구할 것이지만. 생존의 위협은 스스로에게 안전을 세뇌할 수밖에. 세상은 알고 보면 안전한 곳이야. 지금 나의 상황으로도 충분해. 충분히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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