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중일이의 질문인 ‘수학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해볼게. 먼저 아주 훌륭한 질문을 했다고 칭찬하고 싶구나. 선생님은 수학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 학교에서 하라고 하니 그저 시키는 대로 했지. 하다 보니 성적도 잘 나오고, 재미도 조금은 있었고. 때로는 엄청나게 좌절하기도 했지만^^
뭔가를 지속해서 하거나 잘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하는 이유나 목적이 확실히 있어야 해. 나에게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을 강제로 해야만 하는 것처럼 잔인한 일은 없잖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면 성과가 좋을 리도 없고, 스트레스만 쌓이겠지.
수학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푸념과 질문은 성적과 상관없이 종종 듣는 말이야. 심지어 수학 성적이 최상위권인 학생들에게도.
수학 공부를 왜 해야 할까? 안 하면 안 될까? 안 하면 앞으로의 수학 시간이 끔찍할 거 같고, 막상 하자니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뭔가 납득이 될 만한 이유를 찾아야 할 텐데…
어떤 사람들은 수학의 유용성을 통해 수학 학습의 필요성을 주장해. 수학 때문에 삶이 편리하고, 문명이 발전될 수 있었으므로 수학은 중요한 학문이고 학생들에게도 수학을 가르쳐야 한다고. 수학이 우리 삶과 밀접한 것은 사실이야.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영상 추천 알고리즘에는 수학적 지식이 들어가 있고, 미래의 주요 산업인 인공지능, 자율 주행, 우주탐사 로켓, 슈퍼컴퓨터의 발전에도 수학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수학을 전공으로 한 학생들의 연봉이 가장 높다는 결과도 있어.
so what? 그래서 어쩌라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아무리 유용하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와 닿아야 하는데, 나와는 별개의 일처럼 느껴지잖아. 선생님도 동감. 이런 주장은 학생들이 수학을 해야만 하는 이유로 설득력이 떨어져.
그러면 또 뭐가 있을까? 수학 점수를 잘 맞아서 좋은 대학교에 입학? 뭐 이것도 이유가 될 수는 있지만 요즘에는 대학에 입학할 때 수학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그리고 이제 중학생인데 벌써 대학 입학 얘기는 좀 그렇잖아?ㅎㅎ 수학을 통해 학생들의 삶이 변화될 수 있는 부분은 하나도 없을까?
수학 공부를 해야만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수학 공부를 통해 끊임없이 ‘실패’를 경험하기 때문이야.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가 '실패'라니 좀 이상하지?^^ 선생님이 생각하기에 사람은 확실히 성공보다는 실패를 통해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 같아. 물론 모든 실패가 좋은 것은 아니야. 실패를 겪은 후 거기서 멈추지 않고 내가 왜 실패했는지, 실패에서 배울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앞으로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등을 고민하고 해결한다면 실패의 성공을 향한 큰 한 걸음이 될 수 있을 거야.
예를 들어, 시험 보기 전에 시험공부 계획을 세운다고 하자. 그럼 과목별로, 날짜별, 시간별로 계획을 세울 거야. 하지만 선생님이 직접 계획을 세워보고, 학생들의 행동을 오랫동안 봐온 결과 계획한 대로 실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해. 너도 알다시피^^
하지만 계획대로 하지 못하였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나의 시험공부 계획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분석하고, 다음번에는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반성을 한다면 다음 번에 계획 세울 때는 이전보다 더 나은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거야. 이렇듯 실패를 통해서 나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이를 토대로 더 성장할 수 있어.
전구를 개발하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실험을 한 에디슨의 명언도 유명하잖아. “나는 1,200번의 실패를 한 것이 아니다. 1,200가지 방법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너무 멋지지 않니?^^
에디슨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수많은 사람은 삶에서 겪게 되는 실패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물론 실패로 인하여 힘이 들 수는 있지만, 실패를 많이 경험하는 것은 그만큼 성공으로 다가선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거든. 실패를 겪었을 때 포기하지 않고,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실패는 최종 결과가 아니라 여전히 성공으로 가는 과정으로 바뀌게 되지.
실패를 통해 나에 대해서 알 수 있고, 내가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수학과 실패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자. 수학 공부를 하다 보면 어려움을 맞닥뜨리게 되는 순간이 있을 거야. 한번이 아니라 자주. 선생님은 함수 단원을 배울 때 그랬어. 함수의 뜻을 배우고, 그것을 적용하는 데 특히 어려움을 겪었어. 나중에 삼각함수, 역함수, 로그함수 나올 때는 멘붕이었고^^ 수학의 특성상 이것은 피할 수 없어^^
수학의 체계에서는 먼저 개념을 정의하고 그 개념을 점차 심화시키고, 확장해가거든.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다가 그것을 디딤돌로 하여 더 크게 확장해 나가지. 교과서에서도 그러잖아. 처음에 개념이 나오고, 문제 풀면서 개념을 익혀. 개념이 정의되면 개념을 확장해서 결국은 그것의 활용까지 나아가.
예를 들어, 방정식을 활용해서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 상황을 방정식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해. 방정식으로 표현된다면 식을 잘 조작하여 원하는 값을 구할 수 있지. 하지만 방정식을 이용해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기까지는 사전에 많은 단계가 필요해. 방정식으로 변형시키기 위해서 x, y 등의 문자 사용에 대하여 알아야 하고, 방정식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유리수의 사칙연산, 이항, 등식의 성질 등 계산 규칙을 알아야 하지. 그래서 중학교 1학년 수학 시간에 수를 유리수까지 확장하였고, 문자 사용하는 법을 배웠으며, 단항식과 다항식의 계산법에 대해서 학습했어. 그렇게 차근차근 과정을 거쳐야 나중에 방정식을 해결할 수 있게 되고, 방정식을 활용해서 실생활 문제도 해결 가능해.
처음 배운 내용이 확장되고, 심화되며, 나중에는 그것을 활용해서 실생활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수학을 학습하다 보면 어려운 순간이 발생할 수밖에. 수학을 잘하지 못하는 나만 어려운 단계에 부딪히는 게 아니라,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도 똑같이 어려운 순간을 맞이해. 누구나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면 좀 위안이 될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야. 누구나 어려운 순간을 겪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개인별로 달라. 나에 대해서 알 기회지. 어려운 상황에서 나는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 수 있어. 역시 수학은 어려워, 내 능력으로는 안되 하고 좌절할 수도 있고. 아예 아무 감정 없이 처음부터 거부할 수도 있어. 반면에 나는 이 내용이 어려운 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어려워할 수 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어. 쓸데없이 화를 내거나, 좌절을 하는 식의 감정 소모 없이 내가 모르는 것, 이해 못하고 있는 부분은 어딘지 다시 확인해.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법을 취할 수도 있지.
이런 것처럼 수학 학습을 하다 보면 끊임없이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 실패를 통해서 나에 대해서 알 수 있어.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나의 끈기는 어느 정도인지, 나는 부정적인 성향을 지녔는지, 긍정적인 성향을 지녔는지. 도전적인 상황을 좋아하는지 회피하려고 하는지. 또한 실패를 계기로 성장할 수도 있어. 실패를 대하는 법, 실패했을 때 일어서는 법,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법, 도움을 청하는 법, 실패를 활용해 성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지. 수학에서 실패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겠니?
수학 공부를 할 때 완벽할 필요는 없어.
'틀려도 돼, 당연히 실수해도 되지, 그리고 수학 못해도 되.'
다만 수학을 하는 과정을 통해 너의 삶을 잘 살아가는 법을 배우면 좋겠어. 실패를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법, 실패했다고 좌절하거나 무너지지 않고, 어떻게 행동 해야 할지 정하고 다시 일어서는 법. 실패를 발판 삼아 성장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