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경험을 통한 배움과 성장에 있어. 수학이라는 시스템 ‘세계’를 경험해 보는 것.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수학적 사고력을 습득하는 데에 목적이 있지.
수학은 게임과 비슷해. 수학 시스템을 만들 때 게임처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거기에 맞게 규칙과 룰을 정해. 규칙과 룰은 마음대로 정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논리적인 과정을 통해서 정해지지. 그 규칙과 룰에 따라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해결할 수도 있어. 규칙과 룰만 익힌다면 수학자들이 하는 것처럼 수학의 세계에서 소통하고 활동할 수 있지.
예를 들어, 중학교 1학년 때 자연수에서 정수로 수의 확장에 관해서 학습한 것을 살펴보자. 여기서 뭐 배웠는지 기억나는 것 있니?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네 알죠. 뿔 뿔 뿔, 뿔 마 마, 마 뿔 마, 마 마 뿔,’ 이렇게 대답하더라. 정수의 곱셈 규칙ㅎㅎ
정수 단원의 핵심은 뭘까?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에 의해서 논.리.적.으로 자연수에서 정수로 확장되는가인데, 핵심은 놓치고 사칙 계산 공식만 외워. 수 확장의 필요성과 확장 과정의 논리성이 핵심인데 그건 쏙 빼고 공식만 암기하니 정작 중요한 수학적 사고력은 습득할 수가 없어. 수학을 무미건조한 학문으로 느낄 수밖에 없고.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수학의 세계에서는 어떤 필요에 의해서 새로운 것을 ‘정의’하고,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게 논리적으로 ‘규칙’을 정한 후 새로운 문제가 생성되기도 하고, 해결되기도 하며 다른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기도 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수학자들이 수를 자연수에서 정수로 확장한 이유는 필요에 의한 것이야. 자연수만 가지고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해서. 그래서 자연수를 확장해. 자연수를 포함하는 더 큰 수를 만들려는 것이지. 아무렇게나 확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자연수를 확장한 것이기 때문에 자연수에서 통하는 규칙이 그대로 유지된 채로 수를 확장해야 해. 먼저 정의를 할 건데, 자연수에 (+)부호를 붙여 양의 정수라 하고, 자연수에 (-)부호를 붙여 음의 정수라 정해. 양의 정수와 0, 그리고 음의 정수를 합쳐서 정수라고 하지.
수 확장은 끝.
그럼 이번에는 수끼리의 서열을 정해야 해. 어떤 수가 더 큰 수 인지. 교과서에서는 수직선에 수를 나열한 후 왼쪽에 있는 수가 더 작은 수로 정했던 거 기억나니?
그럼 수의 서열 정하기도 끝.
이번에는 수에서 정말 중요한 사칙계산 정하기. 정수에서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을 어떻게 할지 규칙을 정해야 해. 자연수에서의 사칙계산은 그대로 유지하고, 음의 정수와 관련된 계산은 새로 정해. 덧셈, 뺄셈 규칙을 정하기 위해 절댓값이라는 개념도 새로 만들어 내고, (-) x (-) = (+)와 같은. 규칙을 정하지.
이렇게 수의 사칙계산도 끝.
이렇게 수를 정의하고, 순서를 정한 후, 계산하는 규칙까지 확장이 되면 이 규칙 안에서 정수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가 있어. 확장된 수의 세계에서 놀 수 있지.
수의 확장이 어떻게 되는지 알겠니? 우리가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양의 정수와 음의 정수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 낸 것이며, 그 과정에 담긴 논리성과 규칙을 이해하면 더 재밌게 배울 수 있어.
요약하자면 수학 공부를 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이러한 과정을 학습하고 경험하면서 수학에서의 논리성, 수학적인 사고력을 배우고, 활용하는 것에 있지. 마치 게임에서 아이템을 습득하는 것처럼 수학 학습을 통해 습득한 논리성, 수학적 사고력을 너의 평생 무기로 갖출 수 있게 되.
뇌과학을 통해서도 이를 설명할 수가 있어. 뇌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발달해. 예전에는 한 번 형성된 뇌는 더 이상 발전이 없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IQ 같은 지능 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아이의 미래를 예측했어. 안타깝게도 여전히 IQ를 맹신하고, 뇌는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 마치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사실로 받아들여졌지만, 그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 대부분은 여전히 지구가 중심이고,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믿었던 것처럼.
뇌를 정밀하게 촬영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뇌의 신경세포는 끊임없이 새로 연결되기도 하고, 연결이 끊어지기도 하며, 기존 연결이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것을 발견했어. 뇌가 계속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지. 이를 전문 용어로 ‘뇌 가소성’이라고 해. 우리 뇌는 끊임없이 변한다.
수학 내용에 적용해보자. 자연수에서 정수, 유리수로 확장될 때의 상황. 수가 확장될 때 새로운 용어와 규칙을 배우고 적용해야 하니까 어려웠잖아. 헷갈리고. 그러지 않았니? 그런데 어려운 게 당연한 거야. 머릿속에서 준비도 안 되어 있는데 그것을 바로 학습하고, 적용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지. 뇌 안에서 새로운 연결이 만들어질 때 그것이 편안하게 느껴지거든. 하지만 새로운 내용을 학습할 때 우리 뇌는 그것을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이미 뇌 속에 형성된 연결을 통해 새로운 내용을 끼워맞추려고 하지. 그러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것을 거부하는 상황이 펼쳐져. 그게 뇌 입장에서는 효율적이거든. 적은 에너지로 일 처리할 수 있는. 그렇지만 새로운 내용이 반복해서 들어오면 뇌 속에 새로운 연결이 만들어질 거야. 지속해서 학습한다면 그 연결이 더 튼튼해지겠지. 이때가 되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던 수의 계산 규칙이 아주 쉽게 느껴져.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지.
수학 세계를 경험하고, 수학 용어와 수식을 사용하며, 수학자들이 사용하는 방법들을 적용해서 수학을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뇌도 그것에 맞게 재구조화될거야. 수학적 사고력을 갖춘 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