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아 안녕, 중일이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매우 기분이 좋구나. 선생님이 쓴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의문이 생기는 점은 질문도 하고 아주 바람직해. 뭔가 해보려고 하는 학생을 선생님들은 더 도와주고 싶은 법이지^^
“문제가 잘 안 풀리면 학습한 개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쓴 부분은 특히 감동이었어. 문제가 안 풀릴 때 아이디어를 떠 올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팁이 있는데, 중일이가 언급한 것처럼
이 단원에서 배운 개념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라고 고민해 보는 것이 그중 하나야. 그리고 문제의 지문과 그림에는 많은 정보가 주어져 있어. 예를 들면, 길이, 시간, 각도와 같은 구체적인 값이나 평행 표시, 직각 표시와 같은 기호.
문제가 안 풀리면 이 정보를 다 활용했는지 체크해보고, 활용하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는 이게 왜 주어졌을까?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라고 고민해보는 게 두 번째 팁. 이 정보를 이용해야만 문제가 해결되거든. 마치 네가 탐정이 된 것처럼 주어진 단서와 구해야 할 것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을까 추리를 하는 거지. 음... 탐정 놀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음… 아주 약~간은 더 흥미롭지 않니?^^ 이 외에도
문제의 지문이 복잡하거나 문제 해결 전략을 짜기 어려울 때는 표나 그림을 그려봄
으로써 문제 풀이의 핵심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도 있어.
연립방정식 단원에서 자주 나오는 아래 문제를 같이 보자.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거리-속력-시간(거속시) 문제 유형이지.
이러한 문제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천천히 살펴보자.
1) 연립방정식 단원에서 나온 문제이니 연립방정식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즉, 방정식을 2개 세워야 하지. 미지수도 2개 정해야 하고. 지문의 마지막 부분에 걸어간 거리와 뛰어간 거리를 물어봤으니 미지수는 걸어간 거리를 x, 뛰어간 거리를 y로 정하면 되겠다.
2) 주어진 정보를 다 사용해야 해. 거속시 문제이니 주어진 거리와 속력, 시간 정보를 다 사용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3) 거속시 관련된 표 2개를 알고 있으면 거속시 문제를 해결할 때 매우 유용해.
먼저 마우스처럼 생긴 모양. 이렇게 똑같이 그리는 게 핵심이야^^ 거리, 속력, 시간과의 관계를 잘 나타내주거든.
거리는 위에 있고, 속력과 시간은 아래에 있지? 위 모양에서 공식을 찾아낼 수 있어.
거리= 속력 x 시간(모양에서 속력과 시간이 같은 위치)
속력= 거리/시간(거리가 위에, 시간은 아래에 위치)
시간=거리/속력(거리가 위에, 속력이 아래)
두 번째는 아래의 표. 첫 번째 열에는 거, 속, 시를 적고, 첫 번째 행에는 두 가지 상황을 적어.
그런 다음 주어진 정보를 이용해 표를 채우면 돼.
걸어간 거리를 x, 뛰어간 거리를 y로 정했고, 걸어간 속력이 시속 5km, 뛰어간 속력이 시속 8km. 이걸 표에 적으면 아래와 같이 되겠지?
그런데 지문에는 집에서 공연장까지 이동한 총시간만 나와 있고, 걸어간 시간과 뛰어간 시간 각각에 대해서는 안 나와 있잖아. 그러니 표에 적힌 정보를 활용해서 채우면 돼. 걸어간 거리가 x이고, 속력이 5km/h이므로 걸어간 시간=x/5(시간=거리/속력이므로), 마찬가지로 뛰어간 시간=y/8
이걸 마저 적으면
표를 다 채웠으니, 지문에 주어진 정보 중 사용하지 않은 정보만 활용해서 식 2개 세우면 끝.
집에서 공연장까지의 거리가 총 3km라고 했으므로,
식1) x+y=3
집에서 공연장까지 걸린 시간은 7시에 출발해서 7시 27분에 도착했으니 27분 즉. 27/60시간(속력의 단위가 시속이니깐 분이 아니라 시간으로 바꿔줌) 이므로,
식2)
이 2개의 식을 연립해서 값을 구하면 문제 해결.
이번엔 중일이의 마지막 질문에 대해서 살펴보자. 아무 생각이 안 나는데 어떻게 오랫동안 고민할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 문제에 손을 전혀 못 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어. 이유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다르지.
1) 문제 해결을 위한 개념을 모를 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개념을 모르면 손을 못 대는 게 당연하겠지? 우선 개념 학습이 어느 정도 이루어져야 해. 교과서를 다시 살펴보고, 이해가 안 되면 인터넷 강의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 설명을 들어 보렴. 스스로 하는데 해결이 안 되면 친구에게 묻거나 선생님을 찾아가 여쭈어보는 적극성이 필요해^^ 개념을 모르는데 문제를 계속 부여잡고 있다면 시간 낭비가 될 테고.
2) 스스로 문제 해결한 경험이 적을 때
수학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인 거 기억 나니?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해보고, 자기 수준보다 상위의 문제를 스스로 풀어보는 경험을 가지라고 하잖아. 왜 그런지 아니? ‘실전을 대비한 연습’을 하는 거야. 학교의 중간, 기말고사나 수능, 논술, 면접과 같은 실전을 위해서. 실전에서는 학생들의 실력을 가려내야 하므로 처음 보는 유형의 어려운 문제가 나오거든. 이때 당황하지 않고 본인이 학습한 여러 가지 개념과 해결 전략을 활용해 실전 문제를 풀기 위해서 연습하는 거야.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그런데 매번 직접 풀지는 않고 선생님의 풀이나 인강의 설명을 보거나, 모른다 싶으면 즉시 친구에게 가서 풀어 달라고 하거나 해설지에 나와 있는 풀이를 바로 찾아보는 학생들이 있어. 다른 사람들의 풀이 과정을 보거나 들을 때는 이해가 되고 다음번에는 직접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이 느껴지지만, 막상 직접 풀 때는 그렇지 않게 돼. 그럼 다시 도움을 요청하고, 이런 행동이 습관이 되면 매번 다른 사람의 도움을 기대하며 자동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걸 멈추게 돼. 문제해결능력이 전혀 발달하지 않지. 그래서 스스로 풀이하는 습관이 들 때까지 힘이 들더라도 노력을 해야 해. 어떤 행동을 60일 정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니 2달 정도만 노력해보렴^^ 스스로 문제 해결하는 습관을 갖추는 첫 단계는 유형별로 예제의 풀이 방법을 상세히 살펴보고 이해한 다음, 그 풀이 방법을 같은 유형의 문제에 적용해서 자신의 힘으로 직접 풀이해보기.
3) 문제 풀이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을 때
문제를 풀다 보면 특정 유형의 문제는 전혀 손을 못 댈 때가 있을 거야. 선생님은 중학생일 때, 거속시 문제나 소금물 문제를 풀 때 그랬어. 문제 풀이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선생님의 풀이만 눈으로 보고 넘어갔거든. 이런 문제를 해결할 때 적용하는 공식들 있잖아. 거리= 속력 x 시간, 소금의 양= 소금물 x 농도 같은. 이런 공식을 스스로 변형할 줄 알면서 문제 풀이 원리를 익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풀이를 듣고 보기만 하니 문제가 조금만 변경되어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했지. 따라서 이럴 때는 같은 유형의 문제를 스스로 여러 번 풀어보면서 원리와 풀이 방법을 익히는 게 필요해. 속력=거리/시간, 시간=거리/속력 이렇게 자유자재로 변형도 해보고.
4) 나의 수준보다 훨씬 높은 단계의 문제일 때
문제의 난이도는 상대적인 개념이야. 예를 들어, 6학년 당시 어렵게 느껴졌던 수학 개념을 지금 다시 보면 쉽게 느껴지잖아. 이런 것처럼 너의 수준에 따라 문제의 어렵고 쉬움이 결정돼. 만일 본인의 수준보다 훨씬 높은 단계의 심화 문제라면 그때는 오랫동안 고민하는 게 의미가 없을 수 있지. 시간 낭비야. 그렇다고 바로 넘겨버리기보다는 이 문제와 관련된 개념 중 내가 모르는 것은 없는지, 내가 아는 개념 중 적용해 볼 수 있는 건 없는지 생각하고 시도하는 건 필요해. 지금 당장은 어렵게 느껴질지라도 너의 문제 해결 능력이 높아지고 실력이 쌓인다면 그때는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 지금 당장 해결이 안 된다고 걱정하고, 조바심 낼 필요는 없어.
그럼 정리해보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시도해볼 것>
1) 이 단원에서 학습한 개념과 문제가 어떻게 연관 될지 생각해보기
2) 주어진 조건이나 정보를 다 썼는지, 안 썼다면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기
3) 지문과 문제 상황이 복잡하면 표나 그림을 그려봄으로써 핵심 파악하기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유 분석하고 대처하기>
1) 문제 해결에 관련된 개념을 모른다 -> 추가 개념 학습
2) 스스로 문제 해결한 경험이 적다 -> 자신의 수준보다 약간 상위의 문제를 스스로 푸는 습관 갖추기, 유형별로 학습하면 도움이 됨.
3) 문제 풀이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 같은 원리를 사용하는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풀어보고, 설명도 들어보면서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4) 나의 수준보다 훨씬 높은 단계의 문제이다 -> 패스
문제 풀이는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해결하는 경험을 하면서 한 단계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에 의미가 있어. 단순히 답이 맞았다, 틀렸다는 건 중요한 게 아니야. 이런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하면 어려운 문제, 생각할 거리가 많은 문제를 접했을 때 스트레스 받는 게 아니라 내가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문제로 긍정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어. 그래야 문제도 더 잘 해결되고.
오늘의 마지막 핵심 포인트)
어려운 문제, 잘 안 풀리는 문제를 통해서 내가 성장하고 발전하며, 실전 대비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