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보다 더 젊었던 우리 엄마 조금자씨는 한 달 넘게 의식 없는 아들 앞에서 울지 않았다. 외할머니가 왜 내 딸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냐고 흐느낄 때도 담담했다. 괜찮하다고, 창석이(남동생)가 살아만 준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했다.
2009년 초봄부터 원광대병원에 두 달간 누워있던 나도 결심했다. 어떤 아기라도, 잘 버티고 태어나주기만 한다면 다 괜찮다고. 그러니 ‘어버이날’ 은 나한테 보통날이다. 자기 삶을 사는 제규가 일부러 군산에 올 필요도 없다. 평생 할 효도를 2009년 5월 11일에 몰아서 한 강썬님은 말할 것도 없다.
5월 8일 저녁. 포켓몬 잡으러 간다던 강썬님이 카네이션 꽃을 사왔다. 이모한테도 ‘드리고 왔다’면서 몹시 흐뭇해했다. 한 달 용돈 6만 원(볼링비, 배드민턴비 제외)인데 5만 원을 꽃 사는 데 썼다. 그래서 꽃값을 강썬님 계좌로 보내줬더니 다시 나한테 송금했다. 그건 자기 마음이라면서.ㅋㅋㅋㅋ
오늘 강썬님 탄신일. 이날을 위해서 미리미리 무선이어폰, 게임용무선마우스, 게임용헤드셋 등 바리바리 사드렸다. 강썬님의 친이모는 강썬님이 지난 달까지 썼던 강성옥씨 계좌로 탄신축하금 10만 원을 보냈다는데, 안 들어왔다.
당황하면 몹시 지력이 떨어지는 혈통. 혼자 감당할 수 없어서 전화를 걸었다.
“배지현, 돈 어디다 보낸 거야? 형부 계좌로 보낸 거 맞어?” 자매님이 입금했다는 계좌의 번호를 불러주는데 안 맞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안 맞아.
비밀은 오래 가지 않고 풀렸다. 자매님은 생활비를 쪼개서 고양이 돌보는 분들한테 후원한다. 거기에 보낸 거다. 으하하하! 자매님은 조카 생일에 무의식적으로 덕을 쌓았다. 물론 강썬님한테도 다시 탄신 축하금을 보내고.
옛날에는 나도 추석이나 강썬님 탄신일에 돈 필요한 곳에 직접 갖다 드렸다. 어느해 추석에는 수산리 아버지가 그 얘기를 듣고서 햅쌀 40kg을 따로 챙겨주셨는데. 계주님도 좋은 일에 끼고 싶다며 친정에서 받아온 햅쌀과 돈을 건네줬는데.
이제 백수고 정기 후원은 줄이고 줄여서 딱 두 군데만 하는 처지. 그래도 강썬님 탄신일이니까 우리 동네 경로식당에 반찬값 조금 보탰다. 이게 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강썬님 덕분이다.
#강썬님탄신일
#고맙습니다
#이게다강썬님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