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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지영 Jun 04. 2023

강원도 횡성에서 오신 독자

목요일과 금요일 강연은 밤 운전. 힘들었고, 가라앉을락 말락 하던 얼굴이 다시 부었다. 집에 가서 내리 사흘은 누워 있어야 할 판인데.


“지영아.”


금요일 밤에 한길문고 문지영 대표님의 전화를 받았다.


“언니, 왜?”

“배지영 작가 보러, 독자분이 강원도 횡성에서 오셨어.”


만인 작가 시대, 이토록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내 글을 알아봐 주시는 분은 특별하다. 내 독자는 정말 소중하다. 응당 표현해야 한다. 횡성에서 오신 독자님은 한길문고 근처 ‘라마다 호텔’에 묵는다고 해서 서점 문 여는 토요일 오전 10시에 만나기로 했다.


나는 뭐든 닥쳐서 하는 타입. 고등학교 때 통학버스는 늘 간당간당하게 타거나 놓쳤고, 첫아기 낳을 때는 출산 가방을 제대로 싸지 않아서 간호사 선생님이 강성옥 씨한테 집에 갔다 오라고 하는 바람에 큰시누이 손을 다 쥐어뜯었다. 지금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누워 있다가 허둥지둥 씻고 나갈 준비를 한다.


그러나! 독자를 만날 때는 빠릿빠릿하다. 원래보다 10분 정도는 일찍 서두른다. 당연히 강원도 횡성에서 오신 한서연 선생님 약속 시간 전에 만났다. 우리는 서점 앞 벤치에 같이 앉아서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한서연 선생님의 한길문고 방문은 처음이 아니다. 배지영 작가에게 실례될까 봐 먼 길을 와서는 책만 구입해서 갔다고 한다. 이번에도 문지영 언니가 나서주지 않았다면 신간만 사서 돌아갈 뻔했다.


“한서연 선생님, 이다음 일정 어떻게 되나요?”

횡성 집에 책이 있는데 배지영 작가 책을 또 사서 사인받는 소중한 분에게 나도 용기를 냈다. 배지영 작가 근황을 브런치 글 읽으며 업데이트하는 분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편백숲을 알고 있었다. 같이 갈 거냐고 물었다. 한서연 선생님은 뛸 듯이 기뻐하면서 함께 여행 온 남편에게 두 아들(중학생과 초등학생)과 알아서 다니라고 전화했다.


우리는 같이 걷고, 바깥세상보다 조도가 낮은 편백숲에서 고요하게 있고, ‘르 클래식’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며 밀도 있게 시간을 보냈다. 짧은 시간에 주고받은 방대한 이야기가 흘러넘쳐 사라지지 않게 나는 마음속에 파일을 새로 만들어서 저장했다.


#군산한길문고

#군산여행필수코스

#강원도에서오신독자

#한서연선생님_8월복직

#고맙습니다

#쓰는사람이되고싶다면

#나는진정한열살

#범인은바로책이야

#소년의레시피

#남편의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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