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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지영 Apr 27. 2024

은파

은파가 문헌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때는 1530년이다. 조선 중종 때 제작된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미제지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쌀 미(米)’에 ‘둑 제(堤)’, 그리고 못 지(池). 은파는 물을 가두기 위해 고려시대 때 만든 저수지였다. 쌀농사를 짓기 위해서 만든 방죽이었다.


몇백 년 역사를 가진 은파는 형제자매 많은 집의 막둥이처럼 불리는 이름이 여러 가지였다. 미제지, 미제방죽, 절메방죽, 미제저수지, 미룡저수지. 해 질 녘, 미제지에 가둬 둔 물이 반짝이는 모습은 하도 예뻤다. 그래서 은빛 물결의 은파(銀波)라는 이름이 붙었다. 나중에는 은파뽀드장, 은파유원지, 은파관광지로 불렸다. -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 21세기북스, 배지영


아침에 자매님이랑 은파 갔다. 처음에 군산 왔을 때는 은파에 벚꽃 필 때마다 엄마한테 꽃 지기 전에 군산 오라고 전화를 걸었다. 날 풀리면서 더 바쁜 육체노동자 엄마는 못 왔다. 밥벌이하면서는 나도 다른 도시로 벚꽃 보러 다녔다. 오랫동안 그랬는데.


어느 해 봄에 두 달 반 동안 이웃 도시 대학병원에서 누워지내야 했다. 그때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우리 집, 그리고 은파. 퇴원하고서 은파 자주 다녔다. 오리 배도 타고 어디 먼 데서 온 여행자처럼 호수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책 읽었다.


올해는 친구들이랑 청암산 가고 자매님이랑은 은파 자주 가자고 마음 먹었다. 새해 계획인데 아직까지 잘 지키고 있다. 잘했어, 나 자신.ㅋㅋㅋ

#자매스타그램

#은파호수공원

#옛날에는오리배도있었지요

#대한민국도슨트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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