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8일에 우발적으로 은파호수공원을 달렸어요.
5km / 40분.
며칠 쉬지 않고 달려봤습니다. 날마다 기록이 단축되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러닝 10일 차에 맞춰 혼자서 마라톤 대회도 열었어요.
10km / 58분 42초.
마침 러닝 열풍. 시대의 흐름을 영 모르지 않는 사람이 된 것도 좋았습니다. 최소 주 3회 달리자고 마음먹었어요. 뜻대로 안 되는 일 투성이지만, 러닝 앞에서는 우쭐대고 싶었습니다. “봐봐. 나도 하면 잘하지!”
나이키 러닝앱에 달린 거리가 쌓이는 것도 뿌듯했습니다.
3월 105.3km
4월 99.9km
5월 107.7km
그런데 말입니다. 달리기한다고 하면 이 질문이 붙더라고요.
“살 좀 빠졌어?”
그게... 사실은... 오히려... 2kg 정도 늘었어요.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챗gpt한테 물었어요. 저보고 40분 이상 슬로우 러닝을 하래요. 옆 사람과 대화할 정도로 달리면 좋다고요. 같이 말하면서 달리기할 사람이 없으니까 콧노래 부릅니다. 주로 부르는 노래는 보아의 ‘넘버 원’과 bts의 ‘봄날’.
하튼, 슬로우 러닝을 한 달 이상 했습니다.
하튼, 살은 전혀 빠지지 않았고요.
비 그친 화요일 밤, 수요일 밤에는 장항공공도서관에 문학 수업 들으러 가야 하니까 꼭 달려야 했어요. 은파호수공원까지 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 강제규와 강썬님이 다닌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갔어요. 잠깐! <학교 운동장에 보름달이 뜨면>에 영감을 준 초등학교는 그 옆 초등학교.ㅋㅋㅋㅋ
작은 운동장을 돌았어요. 천천히 뛰었습니다. 옛 생각이 나더라고요. 강제규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운동회가 동네잔치였어요. 먼 곳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는 집도 있었거든요. 어? 그런데 약간 숨이 차더라고요. 콧노래도 안 나오고요.
슬로우 러닝 완전 초기화.
5.12km / 27분 50초.
선생님들.
학교 운동장에서 슬로우 러닝은 안 됩니다. 원래대로 막 뛰게 되더라고요.
두발자전거 타기는 됩니다. 진짜예요.<학교 운동장에 보름달이 뜨면>에 나와요.ㅋㅋㅋㅋㅋㅋ
#다이어트
#슬로우러닝
#학교운동장에보름달이뜨면
#책좀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