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기 귀찮아도..

week 13. 230430

by 옥돌

야마(Yama)에 이어서 니야마(Niyama)를 소개합니다.


야마는 나와 다른 대상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말했다면, 니야마는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춥니다. 니야마의 다섯 가지 계율 중, 사우차부터 이야기해 볼게요.

샤우차(Sauca)는 ‘청결’, ‘정화’를 의미합니다.

먼저 육체의 청결입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 야간 자습이 끝나고 나면 곧장 기숙사 샤워실로 달려가서 일단 몸을 씻곤 했어요. 샤워실에서 물줄기를 맞다 보면 복잡한 생각과 스트레스가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추가 자습을 시작하곤 했습니다.

느즈막한 주말 오전, 귀찮아서 씻지도 않고 침대에 붙어있을 때가 있습니다. 기력 없이 누워있다가, 슬슬 할 일을 해보려고 책상 앞에 앉았는데 온갖 잡생각에 집중이 잘 되지 않습니다. 괜히 두피가 간지럽고, 몸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럴 때, 몸을 개운하게 씻어버리면 금방 환기가 되더라고요. 무기력함이 나를 잠식해 버리기 전에 말이죠.

이번 주에는 ‘매일 아침 샤워하기’를 실천해 봤습니다. 저녁에 샤워하는 대신 아침마다 나를 깨우는 장치로 화장실 스위치에 ‘샤워’라고 쓴 포스트잇을 붙여놨어요. 별거 아니지만, 매일 아침 샤워를 함으로써 좀 더 개운하게 하루를 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요 몇 주간 새벽 수련을 쉬면서 스스로 여는 아침의 맛을 잊고 있었는데, 다시 나만의 아침을 가꾸고 싶은 의지도 생겼답니다.

이번 주에 실천한 두 번째 실험은 ‘금주’입니다.


지난주에 술 약속을 세 번이나 가졌더니, 왠지 몸이 무겁고 찌뿌둥하더니 주말에는 배탈까지 났어요. 그래서 이번 주에는 술 대신 차를 마시고, 술이 있는 모임에는 일부러 가지 않고, 남는 시간에는 아사나 수련을 했습니다. 덕분에 한 주 사이 한결 몸이 가벼워진 기분이에요.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라고 하잖아요. 내 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꾸준히 돌봐주어야겠다 싶습니다.

외부의 청결은 곧 내부로 연결됩니다. 앞서 몸을 깨끗이 했더니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이어진 듯이 말이죠.


마음속이 시끄럽다면, 이를 잠재우려고 노력하기 이전에 나의 신체 또는 주변을 말끔히 정돈해 보면 어떨까요?


청결한 외부의 상태가 에너지를 막힘 없이 흐르게 하고, 상쾌한 마음으로 자연히 이끌어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