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옥돌 STOR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가안내자 옥돌 Feb 07. 2024

브런치, 3수 만에 합격 (지원서 공개)

나도 이제 브런치 작가!

‘작가’라는 타이틀을 꽤 오랜 시간 갈망해 왔다.


가장 쉽게 그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브런치라고 생각해서, 몇 번이나 도전했었다. 글을 쓰고 싶어서라기 보단, 단지 ‘작가’라는 타이틀이 멋있어 보였다.


여러 개의 지원서를 썼지만, 꾸준히 쓰겠다는 의지나 긴 호흡으로 발행하고 싶은 글감은 딱히 없었다. 그런데도, 작가로 불리고는 싶어서 연관성 없는 글들을 돌려 막기 하며 여러 차례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두세 번쯤 도전을 했던가.

언제쯤인가 지쳐서 나가떨어졌다.


내가 글을 못 쓰는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몇 번이나 불합격 통보를 받으니 분하기도 하고, 브런치 플랫폼이 괘씸했다.


그러다 호주와 발리를 다녀오고, 요가지도자과정을 수료하며 갭이어를 보낸 후, 말로 다 하려면 며칠 날밤을 꼬박 새워야 할 만큼 글감이 쌓였다. “내가 호주에 갔을 때는 어땠구, 발리에 갔을 땐 저랬구~”라고 말하지 않아도, 글 한 편이면 쉬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


매일 썼다. 한 번 글감을 구하는 요령이 생기고나니, 일상 속에서도 세심하게 경험하고 스쳐가는 경험 속 생각들까지 기록하며 글을 쓰는 습관이 생겼다.


가족과 친구들, 때때로 모르는 사람들이 블로그를 찾아와 재밌다며 응원을 남겨준다. 얼굴 모를 팬도 생겼다. 이웃 수가 조금씩 조금씩 늘어났고, 나의 글을 꾸준히 읽어주는 사람들도 생겼다.


브런치를 시작하기에 딱 적기라고 생각했다.


하고 싶은 말들은 매일이 아쉽도록 넘쳐나고, 블로그로는 차마 다 정리되지 않은 모양들. 그것을 다듬어줄 공간이 바로 브런치일 것 같았다.



나처럼 브런치에 몇 번을 도전했으나 서글픈 고배를 마신 이들이 있을 것이다.


과거의 나에게 말을 건넬 수 있다면 아래와 같이 묻고 싶다.


어떤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싶니?

왜 네가 그 얘기를 꼭 해야만 하는 거니?

그 글을 얼마나 꾸준히 쓸 수 있겠니?


탈락을 면치 못한 지원서는 놀라우리만큼 3번. 어떠한 주제에 관해 꾸준히 쓸 의지 또는 자신이 없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작가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해 준 마지막 브런치 지원서를 여기 열어둔다.



작가님이 궁금해요.

안녕하세요. 경남 창원 출신, 고등학교는 양산에서 졸업, 대학 입학과 동시에 상경, 서울 생활 5년 후 충청남도의 한 지역과 연이 닿은 스물여섯 청년입니다.

하도 많이 지역을 옮겨 다니느라 '내 고향'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제2의 고향 같은 '예산'을 만났습니다. 이방인으로서 공동체를 만나며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으려고 합니다.

예산에서 나를 찾는 청년마을 '케미스테이' 팀원으로 활동했으며, 예산군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사과꽃 발도르프 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올해 3월부터 수업을 나갈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브런치 활동 계획을 알려주세요.


충남 예산이라는 연고 없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년의 일상을 담을 예정입니다.


1) 예굴데굴 예산살이

도시 생활이 익숙한 20대 청년이 예산'군'에서 보낸 시간들. 낯설지만 따뜻한 마을 공동체 생활을 들려드립니다.


2) 여자 셋이 살고 있습니다

예산이라는 지역도 생소한데, 아파트에서 여자 셋이서 특이한 주거 형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3) 발도르프를 아시나요?

발도르프 학교(대안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는 경험과 교육에 관한 생각들을 전합니다.


작성한 글


자기소개가 활동 계획과 이어지도록 지역살이 소감을 작성한 글을 첨부했습니다.

* 귀촌한 지 3개월이 지났다.

* 새봄에게


활동하고 있는 SNS나 홈페이지


* 옥돌, 고유한 요가안내자​​ (@okdol_yoga)

* Eat Yoga Love​



다 쓰고 보니 그렇게 길지도 않고, 간결하게 할 말만 담은 것 같다.


브런치를 지원해야지! 하고 각 잡고 썼던 것도 아니고, 블로그 글감을 고민하다가 문득, ‘이제는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겠는데?’ 싶어서 새벽 중에 휘갈긴 글이다.


이번 합격에는 ‘지역살이’와 ‘발도르프 교육’이라는 희소한 주제도 한몫했을 것 같다.


기록이 즐거운 요즘!


팡! 하고 떠오르는 영감이 사라질까 봐 두려워 글을 놓지 못하고 있다. 예민하게 경험하고 세밀하게 기록하는 내 모습이 퍽 마음에 든다. 앞으로도 꾸준히 쓰는 사람이어야지.


올해는 꼭 책을 내고 말테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