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한 권의 책이라고 한다면 내 책은 안 팔리는 책인가 보다.'
출판사 투고를 거절당하며 그런 생각을 했다. 말도 안 되는 비약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흘러가는 생각을 막을 수 없을 뿐.
'비전공 개발자나 신입 개발자가 공감하기에는 개인적인 이야기다.'
'에세이라도 독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필요하다.'
공통된 피드백. 하지만 나는 그런 걸 원한 게 아니었는데. 출판사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다. 알겠는데.
내가 쓰고 싶었던 책은 그런 게 아니었다.
유용한 정보는 당장 구글에 쳐도 쏟아질 것이고, 누구나 아는 이야기는 유튜브에도 많을 텐데.
내가 하고 싶었던 건 이상한 어떤 신입 개발자의 이야기였는데.
이럴 거면 소설을 썼어야 했나.
수요 없는 내용을 책으로 만들고 싶어 했던 걸까.
원고를 전체적으로 다듬어야 하나.
같은 소재라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로.
내 글이 일기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이 일기와 에세이를 구분할까.
왜 내 글은 일기에 머무르는 걸까.
노력하면 달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