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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 사탕

by 시간나무

내 자식 손에 막대 사탕 하나.

이제 막 먹기 시작했는데

동네 형이 그 막대 사탕을 뺏는다.

내 자식은 손에서 빼앗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다하나

아직은 동네 형보다 힘이 약해

결국 뺏기고 말았다.


그러나,

나 역시 뺏긴 막대 사탕을

다시 돌려달라고 할 수는 없다.

이미 빼앗긴 막대 사탕을 다시 찾기 위해

자신의 힘이 약한 탓이란 것을 깨닫고

자신의 힘을 키워 나가길 응원할 뿐이다.

(빼앗긴 막대 사탕은 스스로 되찾을 때 의미가 있기에,

결국 인생은 자기 자신 스스로 살아내야 하기에)


그리고 언젠가,

막대 사탕을 뺏기지 않을 힘이 생긴 그 어느 날.

자신보다 힘이 약한 동생을 만나게 될 때

내 자식은 그 막대 사탕을 뺏지 말고

자신의 손에 쥐고 있는 막대 사탕도 줄 수 있는

의롭고 용감한 형이 되길 바라고 바라고 또 바란다.




2023년 4월 23일 서랍 속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때 눈에 고인 눈물조차 마음껏 흘리지 못하던 내 자식의 눈을 잊을 수가 없다.


아직도 힘이 약한 내 자식은 오늘도 젖 먹던 힘까지 다하여

자신이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강한 힘을 키우기 위하여 애쓴다.


한 해의 계절도 따뜻하고 덥고 시원하고 추운 나날이 되풀이되는데

어찌 평생 사는 동안 높고 맑은 하늘과 넓고 푸른 바다만 볼 수 있으랴.

하여, 오늘도 나는 응원할 뿐이다.


(사진 출처 : Jini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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