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전 초등학교 입학식.
우리 엄마는
어린 자식을 처음으로 학교에 보내면서
걱정에 가슴 졸이셨을까?
감격으로 희망을 품으셨을까?
어린 자식은
엄마의 손을 잡고 처음으로 학교에 가면서
낯섦에 무서움이 앞섰을까?
설렘으로 꿈을 꾸었을까?
우리 엄마는
그때 그날 희망을 품으셨다면
희망이 희망이 되었을까?
어린 자식은
그때 그날 꿈을 꾸었다면
꿈이 꿈이 되었을까?
내 기억으로
그때 그 시절, 초등학교는 3월 5일에 입학식을 하였다.
컬러 사진조차 없던 시절.
입학 기념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줄을 서야 했고
사진기사 아저씨는 기다린 순서대로 사진을 찍어 주셨다.
그런데, 함께 사진을 찍은 친구들은 모르는 친구들이다.
한 명씩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 촬영 비용이 비쌌기 때문에
엄마들은 두세 명씩 짝을 맞추어 사진을 찍게 하셨다.
아! 옛날이여!
정말 옛날이다.
앨범 속 초등학교 입학사진을 보면서
사진 속 어린 소녀의 꿈이 궁금해졌다.
그런데 물어볼 수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 그날 어떤 꿈이라도 꾸었던 하루가 되었길 바랄 뿐......
(나만 아는 사진 속 비밀 한 가지.
겨울 내내 신나게 눈싸움하며 놀기 위한 필수품이었던 벙어리장갑.
그 장갑이 구멍이 났다. 얼마나 전두적으로 놀았으면. 하하 허허)
(停年退職 D - 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