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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봄을 봄

드디어, 그 봄이 봄의 때를 만난 듯

by 시간나무

오늘, 봄을 보았다.

불과 며칠전만 하여도 눈이 내렸고

그 내리던 눈을 맞이한 건 개울가의 얼음이었는데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하루였다.


늘 그렇듯, 계절의 오고 감에는 때가 있다.

내가 덥다고 가을이 오는 것이 아니고

내가 춥다고 봄이 오는 것이 아닌데,

살다 보면 조급함이 앞서면서

자연의 시간에 내가 어우러지는 것이 아닌

나의 시간에 자연이 맞춰주길 바라며 재촉하기도 한다.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어리석게도)


봄은 봄의 때가 되어야 오는 것이다.

드디어, 그 봄이 봄의 때를 만난 듯

흐르는 개울물에 햇빛이 비치니 반짝이는 빛으로 나에게 윙크를 하며

흐르는 개울물에 얼음이 이별 인사를 하니 졸졸졸 소리로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오늘은 의심하지 않았다.

문을 빼꼼 열고 얼굴을 내밀던 봄이

문을 활짝 열어주면 놀라서 도망가버린 지난봄처럼

또다시 숨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봄이 보이니 새도 보였다.

새를 보면서 날갯짓하는 새를 부러워하는 내가 보인다.

날개를 힘차게 펼치고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꿈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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