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은 땅을 딛고 있기에
내 발이 하늘 위를 날길 바라지 않는다.
아무리 뻔뻔하여도
아무 일 없는 듯 산을 바라보는 것이 민망하다.
비 내리는 이 순간,
내 발이 땅도 아닌 하늘 위도 아닌
내 발을 올리고 싶은 곳은
몰염치하게도 바로 타임머신.
이 비와 함께 타임머신 타고
그날로 갈 수 있다면.
지난날에 대한 안타까움을
미련한 허황된 꿈에게 하소연한다.
지금 이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22일 전으로 간다면
그 누군가의 부주의로 인한 산불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산불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귀한 생명을 지키고 소중한 나무도 보호할 수 있었을까?
어릴 적에도 상상해보지 않았던 타임머신에 대한 공상을 하게 된다.
식목일!
나무에 대한 감사함 대신 미안함을 먼저 전한다.
2025년 4월 5일 19시 비 내리는 식목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