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후~~ 두둑 후~두둑 후드득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반갑다.
맨발로 뛰어나가 큰절을 하고 싶을 만큼 정말 감사하다.
여느 봄철이어도
가뭄에, 미세 먼지에,
공기가 너무 탁해 심호흡조차 꺼려지는 이때
기다리게 되는 봄비.
오늘 아주 적게라도 비 소식이 있어
종일 비를 기다렸지만 우산을 펴지도 못하고 말았는데.
지금 이 시간의 봄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반갑고 반갑고 정말 반가운 손님이다.
인간의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기에
그저 내심 "비 좀 내려주세요."라고 아주 작은 소리로 기도할 뿐.
비를 내려주지 않는다 하여도 하늘을 원망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 창 밖에 비가 세차게 내린다.
제발 산불로 고통 속에 있는 모든 지역에도
지금 우리 동네에 내리는 비처럼
세찬 비가 내려주길 바라고 바라고 바랄 뿐이다.
어리석은 인간은 자연을 죽이고 인간도 죽이는데
결국 이런 어리석은 인간을 살리는 것은 또 자연이구나.
그야말로 자연을 살리고 인간을 살리는 단비가 되어 주소서!
2025년 3월 27일 23시 37분 빗소리에 울컥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