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1917.12.30.~1945.02.16.)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11.20.)
향년 27세.
꽃다운 청년이었던 시인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하였다.
내가 이 시를 사랑하기 시작한 때는 아마도 학창 시절이었을 것이다.
이 시에는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하늘과 별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집 가훈이 '정직'이었던 만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처음부터 우리 집 가훈을 시로 표현한 것 같았기에
나도 모르게 나는 이 시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진 것 같았다.
오늘도 나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었는지
나 자신을 되살펴보고.
오늘의 나는,
나한테 주어진 길을 잘 걸어가고 있는지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나에게는 한 편의 시 그 이상이다.
오늘 유난히,
나의 하루를 하늘과 별에게 묻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