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나에게
처음에 운명처럼 다가온 것은 아니었지만,
함께 걷다 보니
처음부터 운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혼자 걸어온 시간에
함께 걸어가는 시간이 보태지면서
그 기나긴 시간 동안..
사랑만 있으면 된다고 하다가
사랑은 소용이 없다고 하기도 하고,
영원의 행복을 품은 듯 천국에 살기도 하다가
세상의 불행은 혼자 짊어진 듯 지옥에 살기도 하고.
이제는..
혼자 걸어온 시간보다
함께 걸어온 시간이 오래되기 시작하면서,
혼자 걸어온 시간의 중심에서
함께 걸어온 시간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다시, 첫걸음 그때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다시, 첫 마음 그때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라며 머릿속에서 맴돌던 생각이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다시 사랑할 수 있게 해 줄래?
우리는 여기에 있어!″
2022년 10월 29일 서랍 속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날, 나는
"다시 사랑할 수 있게 해 줄래?"
물음만 남긴 채 사라졌다.
그리고 오늘, 나는
다시 묻는다.
"다시 사랑할 수 있게 해 줄래?"
그러자, 답이 들려온다.
"다시 사랑할 수 있어.
여전히 우리는 여기에 있잖아."
(배경사진 출처 :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 」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