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다

by 시간나무

10월 2일,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저녁.

10월 3일부터 시작되는 7일간의 연휴를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밤을 보냈다.

이토록 연휴를 기다렸던 까닭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미뤄두었던 일을

이번 기회에 정리하고 싶었고,

최근 저하된 체력의 회복을 위한 새로운 계획도

한 가지 더 추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휴 첫날부터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계획은 시작도 하기 전에 틀어졌고,

기대했던 시간은 허무하게 지나가기 시작했다.


추석 당일 오후 즈음부터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나는

소중한 7일 중 4일을 그렇게 물거품처럼 흘려보냈다.



‘왜 아팠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사실 미리 알 수 없는 아픔도 있는 법.

그런 영역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겠지.


문득 청년 시절이 떠올랐다.

겨울이면 많은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곤 했지만

나는 잘 걸리지 않았다.

그때 나만의 감기 예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감기는 병의 상징적인 의미로 표현한 것이다)

바로, '감기 무시하기'였다.


코끝이 찡해지면,

'어? 코감기가 오려나? 그럼 나는 너를 무시하리라.'

목이 칼칼해지면,

'어? 목감기가 오려나? 그럼 내 너를 무시해 주리.'


이렇게 마음속으로 되뇌며, 감기 증상에 일절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감기는 정말 나를 비껴갔다.

하지만, 30대를 지나 40대가 되면서부터

그 방법을 까맣게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어떤 작은 증상이라도 나타나면 괜히 겁부터 났고,

그 순간부터 감기든, 두통이든, 소화불량이든

마치 ‘옳거니. 너 걸렸구나’하며 들이닥치는 듯했다.


이번에 아프고 나서야,

그 시절의 감기 예방법이 다시 떠올랐다.

‘왜 더 오래 살았는데, 통증 앞에서는 더 겁이 많아졌을까?’

예전처럼 아픔을 무시하고 맞설 수 있을까?

아니면, 이제는 내 몸이 단단하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 걸까?


어쨌든, 이번 기회에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다.

청년 시절의 '감기 무시하기' 방식이 아닌,

지금의 나에게 맞는 새로운 '감기 무시하기' 방법을 찾아야겠다.

몸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고 한다.

아! 결론은...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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