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부러운 날

by 시간나무

내가 원한 건

단지

내 작은 방 하나

밝히는 것이었다.


작은 빛을 위해

작은 초 하나를 켰지만,

방은 여전히 어둡다.


그 어둠 속에서도

촛농은 떨어진다.

뜨거운 촛농은

가슴살을 파고들어

뼈까지 스며든다.


쓰리다.


내가 보고 싶었던 건

빛을 내는 촛불이었는데

타는 건 내 가슴이다.



사는 게 왜 이리 힘든지.

나뿐만 아닌 모두가 힘겹다는 걸 알면서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의 시침 소리는

너무 가깝게 들린다.


내 심장 속에 박힌 폭탄.



내 팔에 앉아 피를 빨아먹는 모기.

그 단순한 몸짓이

망설임 없이 살아가는 생명력으로 보인다.


불현듯, 모기가 부러웠다.

처음이다.

모기가 부럽다니...

어쨌든 오늘은 모기가 부러운 날이다.




사는 동안

모기를 부러워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런데, 그날이 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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