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첫눈

by 시간나무

오늘 나에게 오기 위해

그날 미리 소식을 전했구나.


사실 그때,

보일 듯 말 듯 스쳐 간 너의 윙크에

나는 잠시 멈칫했어.


나를 향한 눈짓인지,

그저 나의 착각인지 몰라서

아주 짧게 망설였지만

결국 나는 너의 윙크를 받기로 했지.


누군가에게 첫눈이 되어준 네가

나에게는 두 번째 첫눈이야.




남편의 첫눈은 오늘 내렸다.

늦은 퇴근길, 내가 버스에서 내린 시각 21시 21분.

그날처럼 싸라기눈이 흩날린다.

함박눈은 아니지만, 금세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내린다.


지난주, 찰나 같은 순간에 첫눈을 마주한 나는

오늘은 굳이 애쓰지 않아도

"잘 봐, 나 눈이야!"

스스로 드러내며 내려오는 눈을 바라보며

나의 두 번째 첫눈이라 불러도 될까? 하고 물어본다.


오늘도 첫눈과의 약속이 어긋난 누군가에게

다시 찾아올 그때에는

또다시 나의 세 번째 첫눈이 될지도 모른다.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길 때까지,

나의 N번째 첫눈이 계속될 듯하다. 하하하...


(까만 밤하늘 위를 수놓는 은빛, 정말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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