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30일 서랍 속 이야기.
두 번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오늘 또다시 꺼내고 말았다.
조국이 다른 국가와 전쟁을 벌일 때 우리는 늘 적국의 사람들이 잔인하고 불공정하고 폭력적인 특성을 지녔다고 폄하하는 반면 조국과 동맹국의 사람들이 공정하고 온화하고 자비로운 특성을 가졌다고 추켜세운다.
만약 적장이 승리를 거둔다면 우리는 그에게 인간의 형상과 특성을 부여할 수 없다. 그는 악마와 소통하는 주술사이다. 그는 피를 갈구하며 죽음과 파멸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하지만 만약 아군이 승리를 거둔다면 우리는 아군 지휘관이 적장과 반대되는 온갖 좋은 특성을 지녔다고, 미덕과 용기와 품행의 귀감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가 배신을 저지르면 우리는 그것을 전술이라 부른다. 그가 잔혹한 행위를 저지르면 그것은 전쟁에서 떼놓을 수 없는 필요악이다.
요컨대 지휘관의 잘못 하나하나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참작되거나 그와 비슷한 다른 미덕으로 포장된다.
이와 같은 사고방식이 일상생활에도 통용되는 것이 분명하다.
데이비드 리빙스턴 스미스의 「인간이하」 中
(데이비드 흄의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의 397-398)
(사진 출처 : Jinipa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