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의 법칙’이란 전체적인 수량이나 무게가 같다는 법칙이다. 우주의 존재 이치를 다루는 ‘총량 보존의 법칙’과도 맞닿아 있다. 모든 사물에는 총량이 정해져 있고, 그 총량을 벗어나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삶에도 적용된다. 즉 사람마다 평생에 걸쳐 경험할 수 있는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이야기이다. 행복과 불행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총량의 법칙과 복권의 관계로대비해 보았다.
우리나라는 동행복권으로 로또, 연금복권 등이 있다.
(아는 복권 종류만 언급하였는데, 어릴 적에는 주택복권도 있었던 것 같다.)
로또는 1부터 45까지 45개의 숫자 중 6개를 선택하여 맞히면 1등이 된다.
한국의 로또 1등 당첨 확률은 814만 5,060분의 1로
번개에 맞을 확률 50만 분의 1보다 16배 더 어렵다고 한다.
이렇듯, 로또는 일확천금을 얻는 것으로 로또 당첨 시에는
남은 행운을 몽땅 끌어당겨 써야 하는 정도의 크고 큰 운으로
로또 당첨 이후에는 얼마만큼의 운이 남게 될까 궁금하다.
‘총량의 법칙’에 따른다면, 아마도 거의 남지 않을까?
그렇다면, 나는 로또 당첨보다는
지금처럼 매월 꾸준히 월급을 받는 것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물론, 정년퇴임으로 월급 역시 무한한 것은 아니지만......)
너무 수동적 자세인가?
금년 달력을 보니 2024년 로또 추첨은 한 회 남았다.
나도 로또를 사는 경우가 있다.
병원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위에 서 있는 그때
하늘이 나의 처지를 긍휼히 여기어 위로(?)와 보상(?)을 해 줄 수도 있다는
말도 안 되는 공상을 하며 로또를 사곤 하였다.
2024년11월9일서랍 속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 날, 이 법칙을 깨달은 후에는
병원을 갔다 오는 날에도 로또를 사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라도 하늘의 위로와 보상이 필요하다는
백일몽에 빠지며 흔들리는 순간이 오면 로또를 살 수도 있겠지.
그렇게 로또를 사게 되는 어느 날이 온다 하여도
로또 당첨이 안된 것에 대하여 아쉬워하거나, 5등이 되었다고 안타까워하기보다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로또 당첨이 안되었다는 것은, 로또 당첨 금액이 오천 원이라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은 운이 남았다는 것일 수도 있으니
나는 나의 운을 단 한 번의 일확천금과 바꾸지 않을 것이다.
나의 남은 운은 매해, 매월, 매일, 매 순간마다 필요한 양만큼의 운을 잘 배분하여 쓰고 싶다.
돈보다 더 중요한 건강, 돈보다 더 소중한 평강에 더 많은 운이 필요하니까.
갑자기 푸시킨의 시가 떠오른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알렉산드로 세르게예비치 푸시킨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참고]
질량보존의 법칙은 프랑스의 화학자인 A.L. 라부아지에에 의해서 1774년에 발견된 것으로, 화학반응에서 반응물 전체의 질량과 생성물 전체의 질량은 동일하다는 법칙이다. 질량 보존의 법칙을 확대해서 해석하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파괴되거나 생성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다만, 물질의 전체 질량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물질의 존재 형태, 즉 화학반응에 참여하는 원자들의 배열형태까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며, 질량보존의 법칙은 반응에 참여하는 특정원자의 개수(질량)가 반응 전과 후에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