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시기가 아닌 평화의 시기에 태어난 것이
대한민국은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 한반도에 있는 나라로,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부터 삼국시대, 남북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근대까지 이어졌다.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 강점기에 국권을 강탈당하고 우리 민족은 탄압당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항복으로 독립운동을 벌여오던 우리 민족은 광복을 맞이하였으나
승전국인 미국과 소련 군대의 한반도 분할 주둔으로 남북으로 나뉘었고
한반도 남쪽에 1948년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
1950년부터 한국전쟁이 일어나 1953년 이후 휴전 중으로 분단국가이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그러므로 감사하다.
그러나 감사하다. 그렇지만 감사하다.
그래도 감사하다. 그럼에도 감사하다.
때로는, 무조건 감사할 때도 있다.
이렇듯 감사함을 발견하는 훈련을 한다.
가족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리면, 그래서 감사하고
몸의 통증으로 괴로워도, 그러나 건강을 유지해 주는 신체에 감사하고
예기치 못한 시련이 덮쳐와도, 그래도 불행 중 다행에 감사하고
찾고자 하면 끝없이 찾아지는 감사함.
나는 감사한 일이 많다.
그 많고 많은 감사 가운데 으뜸 감사는 내가 태어난 때이다.
바로 전쟁이 없는 때에 태어난 것이다.
부모님은 어린 시절에 일제 강점기도 한국전쟁도 겪으셨는데
그 끔찍한 세월을 어찌 살아내셨을까 상상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러므로, 무조건
전쟁의 시기가 아닌 평화의 시기에 태어난 것이
나에게는 감사 중의 감사, 으뜸 감사라고 말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쟁 속에
초극단적인 상황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고사하고 생명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매 순간 위협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저려온다.
현재 우리나라도 혼란과 갈등 속에 국민들이 너무나도 큰 어려움에 처해 있어
평화로운 크리스마스를 기다렸지만......
평화를 간절히 원할 때마다 나는 이 사진을 떠올린다.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 」에서
사진에 대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다시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인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아는 사람, 소문으로 들었던 사람, 그 모든 사람은 그 위에 있거나 또는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 숭상되는 수천의 종교, 이데올로기, 경제이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민, 서로 사랑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앞날이 촉망되는 아이들, 발명가와 개척자, 윤리 도덕의 교사들, 부패한 정치가들, <수퍼스타>, <초인적 지도자>, 성자와 죄인 등 인류의 역사에서 그 모든 것의 총합이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와 같은 작은 천체에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광대한 우주의 무대 속에서 하나의 극히 작은 무대에 지나지 않는다.
이 조그만 점의 한 구석의 일시적 지배자가 되려고 장군이나 황제들이 흐르게 했던 유혈의 강을 생각해 보라. 또 이 점의 어느 한 구석의 주민들이 거의 구별할 수 없는 다른 한 구석의 주민들에게 자행했던 무수한 잔인한 행위들, 그들은 얼마나 빈번하게 오해를 했고, 서로 죽이려고 얼마나 날뛰고, 얼마나 지독하게 서로 미워했던가 생각해 보라.
우리의 거만함, 스스로의 중요성에 대한 과신,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원활한 위치에 있다는 망상은 이 엷은 빛나는 점의 모습에서 도전을 받게 되었다. 우리 행성은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불과하다. 이 광막한 우주공간 속에서 우리의 미천함으로부터 우리를 구출하는 데 외부에서 도움의 손길이 뻗어올 징조는 하나도 없다.
지구는 현재까지 생물을 품은 유일한 천체로 알려져 있다. 우리 인류가 이주할 곳─적어도 가까운 장래에─이라고는 달리 없다. 방문은 가능하지만 정착은 아직 불가능하다. 좋건 나쁘건 현재로서는 지구만이 우리 삶의 터전인 것이다.
천문학은 겸손과 인격수양의 학문이라고 말해져 왔다. 인간이 가진 자부심의 어리석음을 알려주는 데 우리의 조그만 천체를 멀리서 찍은 이 사진 이상 가는 것은 없다. 사진은 우리가 서로 더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인 이 창백한 푸른 점(지구)을 보존하고 소중히 가꿀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배경사진 출처 :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 」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