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와 연을 잇고, 그 인연으로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2024년 12월 브런치 작가 신청에 도전하기로 나와 약속을 하였다.
브런치스토리가 내 마음에 들어온 때가 12월 즈음이기도 하였지만, 12월 생일을 자축하기 위하여 준비한 선물이기도 하였다. 물론,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주변의 소식을 들었기에 심사 결과를 떠나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다. 물리적인 나이를 무시할 수 없기에, 무엇인가에 도전하는 것이 어려운 것을 익히 알기에, 신청 후 결과보다는 신청을 하는 시도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쓴 결과라도 한 번 시도해 보았으니 두 번, 세 번 다시 하면 된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렇게 겁도 없이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였고, 신청 단계에서 5일 정도의 심사기간이 소요된다고 하여 5일 후 알람 설정을 하고 잊었는데, 꼬박 사흘이 지난 그날 오후. 확인해야 하는 메일이 있어 우연히 받은 메일함을 열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뜻밖의 메일 제목이 눈에 띄었다.
디지털에 약한 나는 이게 사실일까? 의심을 하며 캡처본을 동생들에게 먼저 보여주었다. 사실 확인이 필요했다. 동생들은 곧바로 답변을 보내왔다. "우와! 됐네." "대박 멋지다."라고. 그래도 나는 믿기지 않아 "된 거야?"라고 되물으니 "응, 작가님이라잖아." 그리더니 "멋지다. 김작가!"라고 마치 한 드라마의 대사를 말하듯 나에게도 전해 주었다.
정말 된 걸까? 도전에 대한 시작으로 신청하였는데 심사에 통과를 했다는 사실이 좀처럼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나는 부끄러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나는 아날로그적 환경을 사랑하는 아주 일차원적인 사람이고, 동시에 두 가지 일을 못하는 단무지(국어사전에는 없지만 단순, 무식, 지 ♩♪♬ 의 줄임말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단어이지만, 나의 경우는 정말 단순하게 단순하다의 의미로 가족, 지인들이 나를 놀릴 때 이 말을 하곤 한다. 다른 뜻도 있는데 얘기를 안 하는 걸까?)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다.
내가 이런 별명을 가진 배경은 정말 단순하다. 사실 나는 걸어가면서 커피도 제대로 못 마신다. 점심식사 후 카페에서 커피 한 잔씩 들고 사무실로 걸어가는 중 한 모금 마시고 싶을 때, 그럼 나는 멈춰 서야 한다. 처음에는 직장 동료들이 많이 놀렸다.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나를 봐준다. 한 모금 마시고 싶어 하는 나를 보면 "잠깐 멈추시오. 한 모금하시죠~" 라며 이제는 고차원적으로 놀린다. 물론, 이런 나를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일이긴 하다. 하지만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은 이런 나의 단순함을 정말 단순함으로 봐준다. 그래서 그들의 놀림이 나는 친근한 표현으로 다가온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이 단순한 걷기와 커피 마시기를 한 번에 못하는 것은 이뿐이지 않다는 것을......
나의 글쓰기 시작 역시 단순하였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해 준 브런치스토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선 내 서랍(노트나 메모장 등에 적어 놓은 글) 속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옮겨 적는 것으로도 벅찼다. 그래서 다른 작가님들 글까지 찾아 읽는다는 것이 나에게는 무리였다. 다만, 아무리 쉽지 않은 상태라 하여도 내 글에 라이킷 해 주시는 분들에 대하여 최소한 감사함은 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분들 글을 읽고 (이 역시 많이 읽지는 못하여 죄송함이 있다) 공감하는 글에 표현을 하고 있는 수준이다. 완전 왕초보인 것이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나의 행동은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며 일해야 하는 눈에게 쉼을 주고 싶어 눈을 감고 있거나, 읽고 있는 책을 잠깐이라도 만나거나 두 가지 중 하나였는데. 요즈음 한 가지 더 생겼다. 바로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읽는 것이다. (이 역시 매일은 아니다. 세 가지 중 한 가지이다 보니 그렇다)
그런 어느 날, 왕초보에게 먼저 다가와주신 (선배) 브런치 작가님들의 라이킷을 받다가 내가 먼저 라이킷을 전하는 내 손가락을 보았다. 이 날을 너무 좋았다. 나로서는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오늘, 브런치 작가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갖게 된 지 1개월 차 되는 바로 오늘.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특별한 희열을 느꼈다.
우리는 온통 <비교>로 둘러싸인 세상에 살고 있다. 나 어릴 적에도 <비교>는 끊임없었다. 특히, 학교에서 심했었다. 선생님이 보시기에 예쁜 학생은 숙제를 안 해와도 처벌도 하지 않는 등. 너무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물론 모든 선생님이 다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선생님을 단 한 번이라도 만나면 그 기억은 잊히지 않는다. 이렇게 어른 중의 어른이라는 선생님들조차도 그러했던 학교 생활을 겪었으니 <비교>라는 단어에서 긍정적인 의미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이제야 돌이켜보니 어쩌면 <비교>의 알맹이 참 의미로 <비교>를 했어야 하는데, 껍데기 거짓 의미의 <비교>로 당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 <비교>라는 단어가 이토록 아픈 것이 아닐까?
그런데, 브런치스토리를 통하여 부정적인 단어 <비교>가 아닌 긍정적인 단어 <비교>의 의미를 발견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비교>라는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 오늘, 서로가 서로와 참 의미를 고스란히 품은 진정한 의미의 <비교>를 한다면 이 공간은 단순히 글을 쓰고 공유하는 곳이 아닌 저마다 배우고자 하는 그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배움터라는 것이다.
나는 나의 삶을 통하여 배우고 깨닫고 알게 된 것들을 나누고 싶었을 뿐인데, 작가님들의 글을 통하여 배움까지 누릴 수 있어 행복하다. 작가님들의 글을 접하면 접할수록 세상에 멋진 분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사실을 매일 알아가고 감탄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두서없고 서투르지만,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비교>하면서, 내가 더 어른답게 내가 더 사람답게 사는 지혜를 배우고 싶다.
(사진 출처 : Jinipa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