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지 #창업일상
가끔 창업 경험 공유에 관한 강의를 나가게 되면 꼭 나오는 질문 중의 하나가
"왜 창업을 하게 되었나요?"이다.
첫 번째 질문을 받았을 때 스스로에게 물었던 것 같다.
난 왜 창업을 하게 됐을까?
또다시 질문을 받게 되었을 때, 난 또 스스로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난 왜 창업을 하게 되었을까?
서두에서 알 수 있듯이 난 그렇게 특별한 이유를 가지고 창업을 시작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나 또한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했기에. 다양한 창업 스토리가 존재하고, 각양각색의 아이템이 존재하듯이 시작하게 된 계기도 다양할 것이다.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그냥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싫었다.
현재 나는 나만의 키즈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주로 패션잡화라 불리는 모자, 선글라스, 가방 등의 제품을 디자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도소매를 아우르고 있으며,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을 가지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나의 창업은 아직 현재 진행 중이며, 여전히 성공이란 단어와는 멀어 보이며, 성공한 창업가는 과연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성공이란 걸 한 번 해보자 하며 난 아직도 창업과 씨름 중에 있다.
나는 30대 중반에 창업을 시작하였다. 제품 디자인을 전공하였고, 패션잡화 MD였던 경험을 기반으로 키즈 선글라스를 제작하게 되었다. 회사를 나와 창업을 결심했을 때는 '나만의 일상'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돈을 목적으로 창업하는 분들이 많다면, 나는 '시간'에 목적을 두고 창업을 시작했던 것 같다.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놀고 싶을 때 놀 수 있는, 보다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일상을 갖고 싶은 갈망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회사의 일이 즐겁기도 하였지만 평생 같은 루틴으로 보내야 한다는 점은 나를 생각보다 크게 괴롭혔다. 즉, 이유에 대해 명백하게 말하자면 난 시간이 목적이었다.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일상에 대한 갈망
그러다 보니 창업을 시작하면서 보내는 나의 모습은 생각보다 한량 같았다. 책에 나오는 어느 창업자처럼 밤을 새워가며, 끊임없는 도전과 밤낮 없는 열정으로 일을 하는 그런 창업자가 아닌 놀 거 다 놀고, 잘 거 다 자며 일하는 날라리 같은 창업자였다. 심지어 취미로 사업을 하냐는 말도 들어보았다. 취미로 할 만큼 집이 부유하지는 않다. 내가 벌지 않으면 난 그냥 굶어야 한다. 그래도 꼭 처절하게 피눈물 나게 일해야 할까 싶어 나름대로는 일과 일상을 동시에 즐기며 일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참 느리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취미 소리를 듣나 보다. 하지만 내가 사업 시작을 결심했을 때는 돈을 많이 벌자가 아니었다.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인생을 살고 싶었고, 시간의 자유를 느끼고 싶었으며, 내가 생각한 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가끔 다른 대표들과 달리 여유 있게 일하는 내 모습이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과연 난 사업을 해도 괜찮을까? 내가 대표가 되어도 괜찮은 사람일까?라고 스스로를 의심하며 자문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관점이라는 생각도 문뜩 들었다. 나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내 스타일로 경영을 해도 괜찮을 것이다. 천천히 가는 것이 스스로가 괜찮다고 정의했다면 난 라이프를 즐기며 일을 하는 것이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돈을 벌지 못하면 사업에는 큰 의미가 없다. 그렇기에 늘 효율적으로, 합리적으로 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있다. 모든 것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것 투성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답답한 마음에 가슴만 팡팡 칠 때가 많다. 그런 모든 것을 작게나마 글로 기록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후에 내가 원하는 만큼 나의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접어들었을 때 지금의 글들을 보며 풋풋한 추억을 즐길 수 있을 것 같고, 나처럼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빼어난 글솜씨는 아니지만 쉽고 재미있게 나의 창업 고군분투를 기록해 보고자 한다. 치열한 고군분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