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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은 사람도 치매에 걸릴까?

깨달음에 대한 신화, 깨달은 사람에 대한 망상

by 에이치 H

치매와 깨달음


"치매"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치매[dementia 癡呆]
지능 ·의지 ·기억 등 정신적인 능력이 현저하게 감퇴한 것.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깨달음"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불교의 역사를 통해서 출가이든 재가이든 불교자들은 선정 또는 삼매에 들어가도록 수행하고, 선정이나 삼매에서 불교적 진리를 아는 지혜를 획득하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된다. 선정이나 삼매로 표층의식을 소멸시켜 심층의식을 자각해 가고, 최심층의식도 소멸시키는 동시에 그 자신의 실존에서 모든 중생에 해당되는 근본진리를 아는 지혜를 얻어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따라서 깨달음이라는 것은 그와 같은 방법으로 자아적인 인격에서 해탈해서 자유롭게 되고, 중생에 대해서 무애(無碍) 자재로 작용해서 새로운 불보살적 인격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깨달음에 의해서 얻어지는 구체적인 진리나 깨달음을 표현하는 말은 여러 시대나 지역에서 다양하게 나타났다.
[네이버 지식백과] 깨달음 (종교학대사전, 1998. 8. 20.)




위 두 용어 중 특히 깨달음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매우 상이한 의미규정들과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글의 독자 각자가 생각하는, 아마 매우 브로드 한 스펙트럼의 정의를 가지고 아래의 글을 읽어도 무방하리라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다른 질병명이 있는 질환과 마찬가지로, 치매도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치매의 특성에 동의가 된다면, 깨달은 사람도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은 당연히 도출되는 결론이지 싶습니다.


치매는 주로 정신적 노화 내지는 병적인 상태를 의학적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치매는 어제까지 멀쩡했던 사람이 그다음 날 갑자기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전에 수많은 전조가 있고, 병세의 악화과정이 있습니다.

즉, 치매는 그러데이션적인 현상의 어느 시점부터는 "치매"라는 단어로 정의하자고 한 언어적 약속일 뿐입니다.

그래야 약도 먹고, 관리도 하고, 보험수가도 책정하고, 보험상품도 만들고, 통계도 내고, 사회적 차원의 경향성이나 다른 요소와의 상관관계도 연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깨달음에 대한 착각과 환상

사람이 깨달으면 돈도 잘 벌고,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평안해지고 할 것 같은 착각,


고등학교 3년 내내 아들 수능을 위해 새벽기도하고 건강도시락을 챙겨주면

3년 내내 기도는커녕 편의점 밥만 사 먹으라고 하는, 중학교 때까지는 같은 성적이었던 다른 부모의 자식보다 시험을 잘 보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추구심처럼


'깨달은 사람은 치매에 안 걸리지 않을까' 하는 희망 섞인 물음도 위의 예들과 별반 다른 점이 없습니다.


즉, 깨달은 사람은 치매에 안 걸린다는 것은

깨달은 사람은 늙지 않는다는 것,

보다 근본적으로는 깨달은 사람은 정신이나 몸이 변화하거나 늙지 않는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보이는데,

이는 시공간이 전제된 현상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세상에서 다시 살기

물론 깨달았으면 치매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건 깨달아서가 아니라 깨닫는 과정에서 사고하고 언어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하는 과정들이 치매로의 진행을 느리게 하도록 뇌나 신체에 자극을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철학자나 수학자, 종이접기 열심히 하는 사람, 줄넘기 적절하게 하는 사람도 치매에 걸릴 확률은 낮을 것이며, 치매의 기전이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어떤 행위가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는 더 명확해질 것입니다.


이 세상의 일은 어차피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은 확률을 줄여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다이니, 치매 예방을 위하여 명상을 하거나, 종교활동을 하거나, 진리를 참구 하거나, 운동하거나..... 이런 것은 좋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이글에서 깨달음, 현상계, 진리를 참구, 시공간 등의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이들이 정의될 수 있는지, 그것들이 과연 무엇인지 등에 대하여 논란이 있을 수 있으며, 그 논란의 일부는 언어가 가진 한계에 기인합니다.

언어가 가진 한계를 핑계삼자면 한 마디의 말도 못 할 것입니다. 언어가 가진, 생각이 가진 허물은 그것대로 놔두고 글을 씀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들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자세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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