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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ㅎㅇ Aug 14. 2022

7박 8일 태국 여행의 기록

여행 가기 전 마음가짐

지난 7월에 여행을 떠나기 전과 여행 중의 기록


- 6월 18일, 오후 1시

20년 2월에 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온 지 2년 반 만에 떠나는 여행이다. 그 전 여행은 그저 아이폰으로 찍고, 인스타그램 스토리 정도로 기록했는데, 이번 여행은 유독 기록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반려 동물과 함께 살고 떠나는 첫 여행이라는 점,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남겨두고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는 점과 올해 초 번아웃과 불안과 우울을 치료하는 중에 결정한 여행이라는 점, 위드 코로나라지만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감염 전 떠나는 감염 가능성을 갖고 떠난 불안한 여행이라는 점이 이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떠나기 3주 전인 지금, 여행 여정과 숙소 예약을 끝냈다. 나는 방콕에 도착하자마자 치앙마이로 갈 예정이고, 그곳에서 5일 있다가 방콕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아직 시기가 시기인지라 여행객이 많지 않다 보니, 여느 때보다 숙박비가 저렴하다. 박 당 약 3만 원 선의 호텔을 예약했다. 여행할 동안에는 카카오톡을 되도록 보지 않을 예정이다. 2년 반 동안 한 번도 일과 단절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완벽히 일을 떼어내 볼 작정이다. 되도록 운동도 안 할 예정이다.

그동안 내 불안과 강박은 운동과 일을 통해 드러나고 있었다. 이 두 가지를 통해 나는 끊임없이 아직 닥치지도 않을 일을 시뮬레이션했다. 이곳, 서울에서 ‘-한다면 어떡하지’ 안에 갇혀 있는 나는 이 망할 어떡하지 회로를 끊기 위해 항우울제와 상담의 도움받고 있다. 공간이 이동한다면, 내가 좀 더 유유자적, 다른 공기로 숨 쉬고, 다른 냄새를 맡고, 지금보다 천천히 걷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 자체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야’라는 게 불가능해 돈을 써가며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한 곳을 가다니.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되는 건데.  


왜 그냥이 안 되는 걸까? 아무것도 안 하기 위해 나는 명상 프로그램, 여행과 그 외 많은 방법들을 시도한다. 시도하는 것 자체가 뭔가 하는 건데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 자체가 참 아이러니하네.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스스로를 돌보시고,  적당히 하세요"

 

귀가 따갑도록 듣는  말들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체화되지 않는다. 내가   없는 행위로 들린다. 노력을 해야 이룰  있는 행위인  같다. 나는 불안과 우울한 시기가  지나가길 바라며, 이것저것  나가고 있다. 여기에 명확한 목적을 두려 한다면,  허둥대며 나는  이러는지 자학에 빠질  뻔하니, 일단 이것저것  나가고 있다. 마무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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