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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 저기 Jun 28. 2021

메히꼬? 멕시코! -5.MEX LAX PDX

중남미는 처음이야! 멕시코시티 여행


Day5 MEX LAX PDX

마지막 멕시코 조식을 맛있게 먹고, 나흘간 정든 멕시코 보금자리를 떠난다. 임시 대타 공항 라이드 가이드 멕시코 처자가 서툰 한국말로 인사하고 그녀가 부른 우버로 공항으로 갔다. 국제선 미국 입국이라 따로 있는 US/Canada Only 카운터로 가서 출국 수속을 했다. 좌우지간 유난 떠는 미국... ESTA번호를 묻는 등 엄청 까다롭고 귀챦은 과정 끝에 보딩패스를 받았다. 우리는 출국장으로 멕시코 처자는 밖으로 갈라졌다. 현지 가이드가 있어 수속이 빨랐다.


와이파이가 무료로 제공되는 에어로멕시코 항공을 타고 돌아간다. 며칠 멕시코를 다녔다고, 항공사의 심벌마크가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알겠다. 저것은 독수리 투구를 쓴 아즈텍의 용사다. 멕시코에게 아즈텍 문명은 특별하다. 멕시코라는 국명도, 국기의 뱀을 물고 있는 독수리 문양도 모두 아즈텍의 유산이다. 독수리는 하늘의 왕이다. 그렇다면 땅의 왕은? 재규어!


착륙할 즈음 기내에서 날아다니는 모기를 보았다. 이런 경우는 그동안 비행 경험에서 처음이다. 모기는 멕시코에 미국으로 와서 잘 살려나. 검역도 받지 않고 날아갈 텐데 어쩌지... 별 쓸데없는 생각을 다했다.

바이~ 멕시코

LA공항에 엄청나게 부드럽게 착륙했다. 에어로멕시코 항공 기장 최고다. 역시 미국은 '신상’ 나라다. 사람과 같이 나라도 첫인상이란 것이 있다. 미국은 '반짝이는 정밀 플라스틱 신상품'같다. 우선 깨끗하고 심플하다. 별 장식도 없고 그다지 고급저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이렇게 우아하진 않치만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문화가 미국의 자부심이면서 동시에 열등감 같다. ‘새 것’이 죽었다 깨어나도 못가지는 ‘헌 것’의 매력이 있는거니까.


LA공항에 도착하고 입국 수속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가장 붐비는 공항  하나로 알고 있는데 이리도 한산할 수가! 레이 오우버 시간이 4시간이나 넘게 남았다.  시간 가려고  이상 기다려야 한다니... 공항을 벗어나기도 쉽지 않다. 돈이 많이 든다. 역시, 미국은 돈이 필요하다. 비행 일정을 당기려 해도, 잠시 우버 타고 공항 근처   아웃 버거를 다녀오려 해도 모두 돈이 든다. 그것도 많이 필요하다. 이젠 멕시코가 아니다! 현타가 왔다.


전전긍긍하던 중 터미널 3에 쉑쉑 버거가 있다는 정보에, 망설임 없이 탑승수속을 하고 탑승장으로 들어갔다. 미국 국내선 게이트는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사람은 많고, 공간은 좁고, 비행 스케줄은 시시각각 바뀌고... 두어 시간 있다 보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진이 빠져 버린다. 그래도 별수 있나? 앉아서 기다려야지. 쉑쉑 버거 먹으러 가기 전에 휴대폰 사진 정리나 하고 있어야지.


그런데, 애플 워치에 델타 에어로부터 알림이 떴다. 순간 휴대폰 델타 앱을 열었다. 비행 일정을 5시 59분으로 변경하겠냐는 제안이 떴다. 이 녀석들이 돈 더내고 빨리 가라고 꼬시는가 싶어 미스터 가이드 동생에게 보여주었다. 순간 앗! 앱에서 지금 공짜(free)로 다운그레이드 티켓으로 바꿀 수 있다고 쓰여있다. OMG! 가슴이 쿵쾅 인다. 가능성이 생긴 것인가! 세 개의 휴대폰을 열고 빨간 버튼을 눌렀다. 녹색 On Time 이란 글자가 떴다. Thanks God! 현재 시간 5시 10분. 우린 이제 바로 갈 수 있다. 동생은 카운터에 확인차 가고 나는 급하게 쉑쉑 버거에 줄을 서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쉑쉑 버거에는 시간이 애매해서인지 손님 줄이 없었다. 그래도 보딩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지라 주문한 버거와 셰이크를 부지런히 먹고 탑승구로 갔다. 어리바리 티켓 아저씨 때문에 탑승이 조금 지연되었지만 우리는 편안하게 온보딩 했다. 이렇게 기적 같은 시간, 돈, 에너지 절약이 여행의 대미를 장식해 주었다.

붐비는 LA공항과 쉑쉑버거

우리나라 서울에는 있는 쉑쉑 버거가 동생이 사는 워싱톤 주에는 없다. 그러니 웃기게도 쉑쉑 버거를 만나 더 흥분하는 것은 내가 아닌 동생이다. 세상 참…


미국 온 김에 다녀온 멕시코시티는 개인적으로 참 괜찮았다. 문화적 깊이가 깊어 고즈넉했고, 구대륙 유럽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모든 환경이 고풍스럽고 여유로웠다. 특히, 멕시코시티는 수도인 만큼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 편리했다. 보통 한국분들이 많이 가시는 멕시코 여행지는 마이애미 밑에 있는 휴양지 칸쿤(여기서는 깬쿤~)이다. 필리핀의 세부나 인도네시아 발리 같이 유명한 휴가처이다. 그렇게 쉬러 가는 멕시코도 좋겠지만, 진짜 멕시코를 보고 느껴보려거든 멕시코시티 여행을 추천한다. 착한 유럽이랄까? 정감이 가는 도시다. 바이 메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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